[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전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일본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와 바이든 양 후보가 내세운 정책이 달라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일본 기업의 사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 정책에 민감한 에너지 기업과 자동차 기업의 경우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사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산케이신문이 2일 지적했다.
미국 텍사스주(州) 미드랜드 인근에 위치한 퍼미안 분지에서 원유 펌프가 작동하는 모습. 2017.03.05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신문은 대형 에너지 기업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이 당선돼 유럽 수준의 탈(脫)탄소화 정책으로 전환되면 가스전 탐사 및 개발 등 상류 부문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서 관련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편,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 분야에서는 미국에 대한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후보는 전기자동차(EV) 보급도 주요 정책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어 미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EV 전환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닛산자동차는 테네시주에서 EV '리프'를 생산하고 있으며, 혼다는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개발한 EV 2개 모델을 2023년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토요타자동차와 마쯔다도 앨러배마주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 EV 생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이 승리할 경우 각사의 EV 판매 및 생산 계획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신문은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에는 통상 정책이 계속해서 일본 기업을 괴롭힐 전망이다.
그 중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3월부터 내세운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다. 품목별로 적용 제외를 신청해 인정되면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일본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업 중에서는 아예 수출을 단념한 경우도 있다.
한편, 미국의 대중 강경 자세는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화웨이와 거래하는 일본 기업들은 계속해서 미 정부의 규제를 준수하면서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에 스마트폰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무라타(村田)제작소의 무라타 츠네오(村田恒夫) 회장은 지난달 30일 결산 회견에서 "타격이 크지만 미국의 규제를 준수하면서 사업을 진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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