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무더기 사면
'눈엣가시' 해고, 팬데믹 대응 포기 전망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3일(현지시간) 대선에서 패배하면 '인정사정 볼 것 없는 레임덕'(ruthless lame duck)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계와 법조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나와야 하는 내년 1월 20일 전까지 77일 동안 측근에 대한 대규모 사면권 행사와 고위 관료의 무더기 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대응 포기와 같은 일들을 단행할 것을 우려한다.
28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대통령 법률 전문가와 헌법학자, 국가안보 관료들과 인터뷰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까지 할 수 있는 일 6가지를 정리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그가 백악관을 떠나기 전까지 77일 동안 유례없는 대통령 사면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폴리티코는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그의 측근들에 보상하고 가족들을 보호하며 그가 민간인으로 돌아갔을 때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자들의 비위를 맞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
블로그 로페어의 퀸타 쥐레식 편집장은 "사면권은 그가 대통령직을 상상하는 것처럼 작동한다"면서 "손을 흔들면 그것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쥐레식 편집장은 "나는 당연히 그가 무언가 이상한 짓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미 법무부에서 법률 자문 책임자를 지낸 잭 골드스미스 교수는 "사면권은 가장 실행이 쉬운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10.29 mj72284@newspim.com |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을 의미하는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마이클 플린과 로저 스톤, 폴 매너포트에 대한 사면을 단행할 수 있다고 본다. 스티브 배넌이나 브래드 파스케일, 루디 줄리아니 등에 대한 사면도 고려될 수 있다.
선거에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이 고위 관료를 대거 해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마크에스퍼 국방장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프랜시스 콜린스 국립보건원(NIH) 원장에게 지시해 1984년 이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맡은 앤서니 파우치를 해고할 수 있지만, 현재 공무원 보호 규정에 따라 사임 압박을 받는다고 해도 트럼프 정부가 끝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규모의 기록을 제거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대통령기록법'(Presidential Records Act)과 '연방 기록법'(Federal Records Act)에 따라 백악관의 업무나 대통령의 활동, 관료들의 논의를 보존해야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이를 얼마나 준수할지는 미지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해치법을 상관하지 않은 것처럼 그들은 기록법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무력충돌과 비밀공작과 같은 활동이 이뤄질 것을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다고 해도 내년 1월 20일 오전 11시 59분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총사령관이기 때문이다.
가장 널리 퍼진 우려 중 하나는 선거에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을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속도를 느리게 하거나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추진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차기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력 이양 기간이 이미 논란이 많은 그의 대통령 임기 중 가장 거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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