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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유명희 vs 오콘조-이웰라 '접전'…WTO 사무총장 선출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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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 나이지리아 후보 판세는 '백중세'
EU·미국·중국 등 강대국 표심 향배가 중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아시아 한국 우세
글로벌 교역질서·공조체제 복원 국익 기여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한국 유명희 한국 통상교섭본부장(53)과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웰라(66) 전 재무장관(전 세계은행 부총재) 간 승자가 누가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되든 25년 WTO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한다.

WTO는 16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27일까지 두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지 최종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후 컨센서스(전원합의제)로 이르면 28일, 늦어도 다음달 7일 전에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직에 입후보한다고 밝혔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0.06.24 kebjun@newspim.com

27일 주요 외신과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관계자들의 판세분석을 종합하면 두 후보는 현재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유명희 후보가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이미 79표를 확보했다는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거의 따라잡았다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나이지리아 후보가 근거가 뭔지 모르겠지만 79표를 확보했다고 말했는데 우리도 굉장히 많은 득표를 하고 있다. 다만 82표를 넘은 상황은 아니다. 근접한 숫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WTO 사무총장 선거는 숫자가 다가 아니라고 했는데 투표가 아니고 컨센서스(전원합의제)를 형성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투표처럼 몇대몇 나와서 결론 내면 좋은데 회원국들이 컨센서스 형성해서 단일 후보로 합의해야 하는데 이게 굉장히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만장일치제(unanimity)와 전원합의제(consensus)의 차이에 대해선 "모두 동의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만장일치는 어느 시점에 다들 동의하는 것인 반면, 컨센서스는 그걸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한다. 회원국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만장일치로 의견을 합의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 승자독식제 EU와 비토권 가진 미국·중국 등 강대국 표심이 중요

이번 WTO 사무총장 선출의 키를 쥐고 있는 핵심지역 중의 하나는 27개 회원국 표를 승자독식체제로 운영하는 유럽연합(EU)이다. WTO 164개 회원국은 아프리카 44개국, 유럽 37(27개국은 EU 회원국)개국, 아시아·태평양 49개국, 중남미 31개국, 북미 3개국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EU는 회원국들끼리 컨센서스를 도출해서 이기는 후보에 27개국 표를 몰아주는 승자독식구조다. EU가 이번 후보 선출을 앞두고 지난 21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지지 후보를 결정하려고 했는데 회원국 간 이견으로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27일 최종 라운드 마감일을 앞두고 오늘 다시 모여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회의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U가 컨센서스 도출에 성공해 한국과 나이지리아 후보 중 한명을 지지할지, 아님 회원국별 의사에 맡길지도 아직 미지수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EU 관례상 단합을 보여줘야 하고 회원국에게 알아서 투표하라는 자중지란을 대외적으로 안 보여줄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든 나이지리아든 몰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EU 회원국 대사들이 26일(현지시각)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같은 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EU 회원국들이 WTO 사무총장 선거 결선에서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했다며, EU가 27일 공개적으로 오콘조-이웰라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AFP에 따르면 EU 회원국들은 이날 첫 회의에서는 합의를 이루는 데 실패했으나 이후 다시 모여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

한 유럽 소식통은 7개 회원국이 유 본부장을 선호한다는 것을 성명에 기록할 것을 요구했으나 다른 국가들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프리카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자 상호 신뢰의 신호"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U 다음으로 중요한 나라가 미국과 중국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몇 차례 외신 보도에 나왔듯이 우리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 잡고 있고, 중국은 우리와 나이지리아가 계속 지지 요청하고 있는데 아직 신중 모드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사람들이 제일 인내심이 많다. 왕서방들이 제일 인내심이 강하다. 마지막까지 상황 보고 결정할 가능성이 많다"며 "숫자로 82개 과반을 넘느냐 그걸 떠나서 미국과 중국, EU 같은 강대국들 표심이 어디로 가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요한 이유는 비토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모든 회원국들이 나이지리아 좋다고 하고 미국이 한국 좋다 하면 합의 안된다. 미국이니까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일본은 일단 나이지리아 지지…"판세 결정되면 대세 따를 것" 전망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수출규제 등 한국과의 갈등으로 유명희 후보가 아닌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에 대해선 "지금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을 지지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어느 순간에 우리를 지지하는 세력이 강하면 일본이 적정 수준에서 한국 후보를 지지하는 컨센서스에 동참할 거고 나이지리아 지지편이 강하면 일본이 계속 거기 남아서 합의 안 되고 절차 오래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대부분의 나라들이 한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컨센서스가 이뤄졌을 때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일본이 끝까지 반대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중소국은 대세에 따를 수 있다. 중소국 규모 마인드다. 그런데 미국이나 중국 이런 강대국들은 차원이 다르다. '내가 여기 지지했잖아' 그럼 이쪽 결론이 나야 한다는 게 이런 나라들 마인드다. 그래서 강대국들 표심 갈리면 이걸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 아프리카는 나이지리아 후보…아시아는 한국 후보 지지 우세

EU와 미국, 중국, 일본을 제외한 WTO 회원국들의 지역별 판세는 어떨까?

일단 정부 관계자들은 아프리카에서는 나이지리아 후보에 열세라는 걸 인정하고 있다. 다만 아프리카에서도 한국을 지지하는 표가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한국 후보를 지지하는 국가가 많은 것 같다는 분석이다. 또 마지막 남은 중남미 지역에선 한국과 나이지리아 후보가 반반씩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 컨센서스 도출 안되면 임기 절반씩 맡을 수도…미 대선도 당락에 영향

세계무역기구(WTO)가 홈페이지에 사무총장 선출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한국 유명희 한국 통상교섭본부장(53)과 나이지리아 응고지 오콘조-이웰라(66) 전 재무장관(전 세계은행 부총재)을 소개하고 있다. 2020.10.26 [사진=WTO 홈페이지 갈무리]

WTO 회원국 간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보면 투표 규정이 있긴 하지만 WTO(1995년 출범) 전신으로 1947년 만들어진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때부터 지금까지 투표가 실시된 경우는 한 차례도 없다. 규정에 있을 뿐이지 실제로 투표행위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이유는? 미국의 비토권 때문이다. 즉 163개국이 A후보를 지지하고 미국이 B후보를 지지할 경우 투표하면 결과가 뻔하기 때문에 투표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컨센서스 도출이 끝내 실패할 경우 두 후보가 연임을 포기하고 임기를 절반씩 나눠 맡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선례도 있다. 지난 1999년 사무총장 선거에서 선진국이 지지한 마이크 무어 전 뉴질랜드 총리와 개발도상국들의 지지를 받은 수파차이 파니치팍디 전 태국 부총리가 막판까지 경합했지만 합의에 실패해 사무총장 임기를 6년으로 늘려 두 후보가 3년씩 나눠 맡기도 했다.

다음달 3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도 변수다. WTO 사무총장 선거와 일정이 겹친 만큼 미 대선 결과에 따라 WTO 사무총장 선출 절차를 늦추거나 최악의 경우 선출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미 대선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해 내달 3일 전에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에는 미국이 유명희 후보를 지지하고 있어 한국에 유리할 수 있다.

◆ WTO 사무총장 선출과 한국의 국익은…글로벌 교역질서·공조체제 복원

WTO 사무총장 선거의 마지막 쟁점은 유명희 후보가 사무총장이 되면 우리나라에 어떤 이익이 있느냐는 관점이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6월 24일 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하는 출마이유를 △WTO 교역질서 및 국제공조체제 복원·강화로 한국 경제와 국익 제고 △글로벌 무역위기 극복과 비전을 제시하는 중견국 대한민국 두 가지로 정리했다.

유 본부장은 "첫째, 우리나라는 세계 7위 수출국이자 자유무역질서를 지지해온 통상선도국으로, 지금 위기에 처해있는 WTO 교역질서 및 국제공조체제를 복원·강화하는 것이 우리 경제와 국익 제고에 중요하고, 또한 우리의 높아진 위상과 국격에 걸맞게 국제사회의 요구에 주도적으로 기여해야 할 때가 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WTO 체제로 구축된 통상규범과 교역질서 속에서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성장을 거듭해 왔으며, 전세계 GDP의 78%에 달하는 FTA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통상의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면서 "이러한 우리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에 처한 WTO 교역질서와 국제공조체제를 복원, 발전시키는 데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그는 "둘째, WTO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회원국간 갈등을 중재하고 공동의 비전을 제시하는 중견국(middle power)의 역할이 중요하고, 대한민국이 누구보다 이러한 연대와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하기에 적합한 자격과 역량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현재 WTO는 다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협상과 개혁 과제에 있어 주요국간, 그리고 선진국과 개도국간 의견 대립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며 "한국은 무역을 통한 성장 경험과 비전, 다수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서 상대국가들과 신뢰를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개도국과 선진국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유명희 후보가 WTO 사무총장으로 선출될 경우의 장점에 대해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무역협상 어떻게 되는지가 우리나라에 굉장한 영향을 미치는데 일본 걱정처럼 사무총장이 됐다고 한·일 간 무역갈등에 개입할 순 없다. 다만 무역협상을 끌고나가는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서 미중 간 합의가 됐든, 뭐가 됐든 전세계 국가 간에 무역관련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당국자는 "물론 한국인이라고 해서 편파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다만 여러 방면에서 우리 국익에 도움되고, 전 세계에도 도움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겐 특별히 중요한 지위가 아닌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WTO 사무총장 선거는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지난 5월 갑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하면서 진행됐다. 총 8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진 이번 선거전은 1~2라운드를 거치는 동안 6명이 탈락하고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후보만 살아남았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인 데이비드 워커 현 주제네바 뉴질랜드 대사는 지난 9월 6일 사무총장 선거 운영방침을 발표하면서 최종 선출을 2개월 안에 끝내겠다고 한 바 있다. 워커 의장의 발언대로라면 새 사무총장은 이르면 오는 28일, 늦춰지면 11월 6일 혹은 7일쯤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WTO 사무총장 임기는 4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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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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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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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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