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CEO, 전체 바이크 모델 라인업 30% 축소 결정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의 오토바이 제조회사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 Inc, 뉴욕거래소:HOG)이 젊은 고객층 공략을 위한 저가 보급형 모델을 포기하고 다시 매니아층을 위한 대형 고급 오토바이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위치한 할리데이비스 직영점. 2020.07.16 [사진=블룸버그] |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마 회장 출신의 요헨 차이츠 신임 할리데이비슨 최고경영자(CEO)는 젊은 오토바이 고객들 유치를 위한 신규 저가 모델 출시 계획을 지연하거나 포기하기로 했다.
차이츠 CEO는 회사가 비용을 절감하고 수요가 높은 모델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전체 모델 라인업의 30%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딜러들은 현재 들어오고 있는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물량은 지난해의 약 3분의 2 정도라고 전했다. 텍사스주에 위치한 최대 직영점 중 하나의 점주 애덤 스미스 씨는 차이츠의 전략이 회사로하여금 가장 비싸고 수익성이 높은 오토바이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며 "할리데이비슨은 항상 추구해오던 고급 브랜드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차이츠 CEO와 통화한 스미스 씨는 회사가 직영점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타 고급 오토바이 업체들에 비해 직영점이 너무 많다는 설명이다. 판매 수익이 저조한 영업점부터 정리할 계획인데 현재 미국에 있는 700개 지점을 100개로 차차 줄여나갈 방침이다.
또 2010년 진출한 인도 시장을 비롯해 해외 사업도 철수한다. 북미와 일본, 유럽 등 일부 시장에만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이번 사업 조정이 코로나19(COVID-19) 대유행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로 야외 스포츠 활동이 늘면서 오토바이 수요는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몇년 간 내놓은 모델들은 판매가 부진했다. 인기 모델 10개가 전체 판매의 3분의 2를 차지한 한편 11개 모델 판매 비중은 6%에 그쳤다. 미국에서의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판매는 2019년까지 5년간 감소하는 추세다.
WSJ 소식통은 할리데이비슨이 이미 글로벌 사업 전체 10%에 해당하는 직원 500명을 감원한 상태라고 알렸다. 감원된 직원들 중에는 신규 오토바이 개발부 직원들도 포함됐다. 대신, 마케팅과 상품, 재정, 디지털 부문에서 외부 인사들을 영입했다고 알렸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