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상속분 상당" → 2심 "유족 고유권리, 전액 줘야"
대법 "재산권 상속 규정인 민법 적용"…원심 파기환송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탄광에서 일하다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에게 지급하는 재해위로금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기준이 아닌 민법 규정을 적용해 상속분에 따라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진폐증으로 사망한 광부 A씨의 유족 B씨가 한국광해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재해위로금 지급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B씨는 지난 2005년 남편 A씨가 진폐증으로 사망한 뒤 이듬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1억880만원 상당의 유족보상일시금 중 50%는 일시금으로, 나머지 50%는 매월 연금 형식으로 지급받았다.
이후 B씨는 2016년 광해관리공단을 상대로 재해를 입은 광부에게 지급되는 재해위로금을 유족보상일시금 수준으로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공단이 B씨의 민법상 상속분에 해당하는 일부 금액만 지급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은 망인에게 귀속됐다가 망인 유족들에게 각 상속분에 따라 상속된다"며 광해관리공단이 B씨에게 지급할 재해위로금은 B씨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2970여 만원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재해위로금의 성격이 유족에게 발생하는 고유의 권리라고 봤다. 2심 재판부는 "산재보험법상 배우자는 최선순위로 수급권을 취득하므로 B씨는 석탄산업법상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의 경우에도 최선순위로 수급권을 취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B씨는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광해관리공단이 B씨에게 7910여 만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이같은 원심 판결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은 "재해위로금 수급권은 민법 상속 규정에 따라 상속인이 상속하는 것"이라며 B씨는 재해위로금 전액이 아닌 상속분 상당을 취득한다고 했다.
이어 "폐광대책비의 일환으로 지급되는 재해위로금의 입법목적을 종합해보면 폐광된 광산에서 일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한 경우 지급되는 유족보상일시금 상당의 재해위로금은 재산권의 상속에 관한 일반법인 민법의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은 "원고가 최선순위 유족으로서 재해위로금 전액의 수급권을 단독으로 취득한다고 본 원심 판단은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