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루애널리시스 분석..."3社 현금흐름 보편적 회사와 반대"
"영업 레버리지 높아...투자자, 고성장주 깎아서 보는 경향"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품 우려가 거듭 나오고 있는 테슬라(NASDAQ: TSLA)와 아마존 닷컴(NASDAQ: AMZN), 엔비디아(NASDAQ: NVDA)의 주가에 대해 '합리적'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 15일 자 미국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는 영국 런던의 자산운용사이자 가치투자 전문 회사인 밸루애널리시스 연구원들이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와 아마존, 엔비디아의 주가는 일반적인 척도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우선 연구원들은 대부분의 회사가 경제적 자산(economic assests) 대비 잉여현금흐름의 비율이 시간 경과에 따라 줄어드는 '페이딩 리턴(fading return)' 모델을 따른다고 전제한 뒤, 새롭고 혁신적인 기업은 이와 반대되는 '안티 페이드(anti-fade)'에 속한다고 했다.
이들은 또 안티 페이드 기업은 잉여현금흐름의 증가에 따라 혁신적인 사업 모델에서 비롯되는 영업레버리지 효과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데, 테슬라와 아마존, 엔비디아는 안티 페이드 기업에 속하므로 이들의 미래 수익성은 일반 기업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연구원들은 기업 성장과 주가 관계에 대한 자신들의 이전 연구를 인용, 투자자들은 저성장 기업에 비해 고성장 기업 주가를 할인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 아마존, 엔비디아의 현 주가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 테슬라, '전기차의 내연기관 추월' 전망에서 보라
구체적으로 연구원들은 테슬라를 예로 먼저 들었다. 이들은 테슬라 주가가 순경제자산(net economic assets)의 16.2배를 기록하고 있어 회사 주식이 투기 대상의 '전형'이라는 평가에 공감은 한다면서도, 하지만 전기차가 결국 내연기관차를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면 이 같은 밸류에이션은 일리가 있다고 했다.
[베를린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다스 골데네 렝크라트(더 골든 스티어링 휠)' 시상식에 참석했다. 2019.11.12 bernard0202@newspim.com |
밸루애널리시스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8%를 차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테슬라는 최대 200만대를 판매해 약 8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200만대는 테슬라의 올해 예상 판매량의 4배에 해당한다. 앞서 JP모간도 5년 내 전기차의 8% 점유율을 전망한 바 있다.
연구원들은 테슬라의 이윤폭이 완만하게나마 개선되면 경제자산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율이 '높은 두 자릿수(high double digits)', 심지어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 저자 파스칼 콘스탄티니는 배런스와 별도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아직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지 않아 향후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우려가 있는 만큼 언급한 3개 회사 중 가장 위험한 곳라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주가에 내재된 가정 중 과장된 것은 없다"며 현 주가의 적정 가치가 틀릴 수도 있지만 '미친'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 아마존, '안티 페이드' 대표적 기업
연구원들은 아마존에 대해서는 안티 페이드 기업의 대표격이라며, 대규모 영업레버리지 효과를 가진 회사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아마존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한계편익은 회사의 세계에 존재하는 잠재 고객에 대한 접근성에 따라 배증한다며 이러한 '플랫폼 효과'는 기술 기업의 장점이자 인터넷 시대의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들은 아마존의 안티 페이드 특성은 수년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연간 200억달러가량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고 혁신을 고수하는 최고경영자가 회사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회사 주식은 비싸지 않다고 주장했다.
◆ 엔비디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혁신 분야 지배적 기업
연구원들은 마지막으로 엔비디아의 주가에 대해 반도체 산업의 혁신 분야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적정 그 이상'이라고 했다.
코스탄티니는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을 통해 데이터 센터와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의 수직적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냈다"며 "이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분명히 너무나 큰 강점을 가지고 있어 다른 기업에 따라잡힐 것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엔비디아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 인수가 성사되면 회사의 입지는 더 공고해질 것이라며 "내가 인텔이라면 정말 걱정될 것"이라고 했다.
콘스탄티니는 오늘날 '기술주 광풍' 현상을 2000년 '닷컴 버블'과 연결 짓는 시각에 대해 최근 기술주의 급등 현상은 당시와는 크게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20년 전 거품 우려가 나온 기업들은 지금처럼 현금흐름이나 매출을 창출하지 않았다며 당시 해당 기업들은 전체적으로 규모가 더 작고 투기적인 곳이었다고 했다.
엔비디아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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