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빅테크 등장으로 경쟁 치열, 은행업 전망 불투명"
"자금중개 기능·디지털금융 경쟁력 등 변화 서둘러야"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핀테크·빅테크 등 비은행권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은행이 생존을 위해선 획기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은행 경영 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2020.10.15 rplkim@newspim.com |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은 여전히 특별한가(디지털 금융 확산과 은행의 대응)' 세미나에서 "금융안정성 확보의 근간을 이루는 전통적 은행은 이제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에 놓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박사는 먼저 최근 은행산업을 둘러싼 구조적 변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등 새로운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등장으로 경쟁구조 변화 및 고위험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는 저성장·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는 점도 은행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금융산업 내 영향력을 앞으로 더욱 더 커질 전망으로 이들은 은행이 가지지 못한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박사는 은행의 대응 방안으로 ▲자금중개 기능 안정성 확보 ▲디지털금융 경쟁력 확보 ▲고객만족도 향상 ▲오프라인 점포 및 고객 관계 등 고급정보 수집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핀테크·빅테크 등 비은행의 강력한 도전 속에서도 은행은 여전히 특별하며 중요한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박사는 은행의 안정성이 확보돼야만 전체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미래의 은행은 은행업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직·간접적으로 영위하는 전자금융업자와 시장을 양분할 가능성이 있다"며 "소매금융 상품을 빅테크에 공급하는 제조업체 역할을 하며 WM(자산관리) 및 중견기업·대기업 금융 위주로 도매금융 시장을 지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은행산업 경쟁구조가 변화하며 핀테크·빅테크 기업의 접근이 어려운 WM, IB(투자은행), 무역금융 등에서 경쟁력이 높은 은행은 디지털 전환의 충격을 더 받기 때문에 자문·상담·자산관리 등 경쟁 우위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테크·빅테크 기업에 맞서 디지털금융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박사는 "빅테크와 제휴·협력 확대, 인수합병을 통한 플랫폼 확보 등이 필요하다"며 "디지털금융 조직 분리와 관련 인력 양성, 오프라인 점포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는 은행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24시간 비대면으로 제공 가능하므로 맞춤형 서비스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점포 방문 없이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비대면 채널로 제공할 수 있는 곳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빅테크의 접근이 불가한 외국환 서비스, 기업용 거액송금 서비스 등을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은행은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미래의 은행 점포는 고객을 위한 상담 및 민원해결 창구로서 교차판매 및 평판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나 고객과의 관계 등을 통해 신용평가 등에 활용될 수 있는 각종 비재무 정보를 수집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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