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채권·외환

속보

더보기

[해!왜? 해외채권] 강풍에도 끄떡없는 홍콩 국채, 왜?

기사입력 : 2020년10월03일 09:00

최종수정 : 2020년10월03일 10:48

'국가보안법', '홍콩자치법' 통과에도 금융시장은 안정적
미국 달러화 페그제로 안정성 보장, 금리 매력은 낮아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글로벌 금융 허브'를 자처해 온 홍콩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홍콩의 영향력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반면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홍콩 국채(채권)와 주식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홍콩 국채 값은 더욱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미·중 갈등 충격? 홍콩 국채시장은 '평온'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을 기점으로 홍콩의 역할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위 사태가 발생해 다수 기업이 문을 닫고 대학들은 휴교령을 내렸다. 올해엔 5월 반중 시위, 6월 홍콩 국가보안법에 이어 7월 미국의 '홍콩자치법' 통과까지 이어지며 미·중 갈등이 다시 확대됐다.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 박탈에 이어 미국의 압박이 심화하면서 홍콩의 글로벌 지위는 지속적으로 약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센터 평가에서 3위를 차지했던 홍콩은 이미 올해 3월 6위까지 밀렸다. 미국의 특별지위 철회로 인해 자본과 인재가 빠져나가는 헥시트(Hexit: 해외 투자자금의 홍콩 대이탈)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기도 했다.

9월29일 기준 지난 1년간 홍콩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2020.09.29 bjgchina@newspim.com

그러나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홍콩 금융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해 말 1.82%였던 홍콩 국채 10년물 금리는 9월 29일 0.44%까지 내렸다. 지난 7월 미국이 홍콩자치법을 통과시키면서 금리가 소폭 상승세로 전환했다가 다시 하락한 것이다. 최근 1년간 홍콩 금리 하락률(금리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은 65.0%로 우리나라(2.21%)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정치·외교적 이슈가 홍콩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위기시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7월말 기준 홍콩의 외환보유액은 4500억달러로 세계 7위(한국은 9위)에 달한다.

글로벌 자금조달 창구로서 역할도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은 홍콩 동시상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으며 홍콩에서의 채권발행도 확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기관들 입장에서도 홍콩은 채권발행을 위한 주요 시장이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홍콩에 깔아놓은 인프라를 대체할 마땅한 곳이 없다. 채권발행 시장으로서 홍콩의 역할은 유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오성홍기(우)와 홍콩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홍콩 국채는 사실상 미국 국채? 페그제 효과

홍콩의 금리와 환율을 이해하기 위해선 미국과 홍콩의 페그제를 알아야 한다. 현재 홍콩달러는 미 달러당 7.75~7.85홍콩달러로 변동폭을 고정하고 있다. 1983년 홍콩 경제 안정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에 미 달러의 가치 변화는 홍콩달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통화정책도 연동해 움직인다. 올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1.75%에서 0.25%까지 150bp(1bp=0.01%포인트) 내리는 동안 홍콩도 기준금리를 2.0%에서 0.86%까지 114bp 내렸다. 홍콩 국채금리와 미국 국채금리 역시 방향성을 같이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미국과 홍콩의 금리 인하 차이만큼 홍콩 채권의 투자 매력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보통 홍콩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동일한 보폭으로 움직이는데, 급격한 상승·하락기에는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들어 홍콩이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적게 인하했는데, 그만큼 추가 금리 인하(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론적으로 홍콩 국채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며 "미국과 페그제를 유지하는 만큼 홍콩 국채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페그제가 홍콩 국채 투자의 발목을 잡는다는 설명도 나온다. 미국 국채와 연동해 움직이다 보니 특별히 캐리(이자) 수익이 높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정성만 보고 투자하기에는 아쉽다는 것이다.

홍콩 국채시장 규모도 작다. 홍콩 국채 발행잔액은 1729억달러(약 207조원) 규모로 우리나라의 1/4 정도다. 홍콩 증권거래소는 지난해 말 기준 세계 6위 시장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홍콩 채권시장 역시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 기업의 자금조달원으로 각광받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관련 상품도 제한적이다.

주전신(朱振鑫) 중국 루스(如是)금융연구원 원장은 "홍콩 국채시장 규모도 작지만, '아시아의 미국 국채'로 불릴 정도로 미국과 움직임이 유사하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차라리 미국 국채에 투자하겠다는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jgchin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