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증가 등 열대지방 호우구조로 변화
"정체전선 안 보이는 경우도 있어...개념 재정의해야"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집중호우가 증가하는 등 한반도 장마철이 열대지방처럼 변하면서 장마에 대한 기본 정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기상청은 28일 온라인 '장마 토론회'를 개최하고 여름철 장마 특성이 변화함에 따라 장마 관련 용어를 변경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장기간 지속된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산책로가 낮아진 수위로 드러나 있다. 2020.08.12 mironj19@newspim.com |
이날 토론회에서는 장마 개념을 비롯해 장마기간의 시작·종료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장마백서에 따르면 장마란 여름철 남쪽의 온난습윤한 열대성 기단과 북쪽의 한랭습윤한 한대성 기단이 만나 형성되는 정체전선으로 장기간 많은 비가 내리는 현상이다.
반면 기상청은 한반도 여름철 강수형태가 열대지방 호우구조로 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올해 장마는 정체전선 외에도 저기압 등 다양한 변수로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했다. 최근에는 정체전선조차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장마가 끝난 뒤에 비가 내리는 경우도 있어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 구분이 모호해졌다.
실제 1973년부터 1990년까지 12시간 누적강수량 80mm 이상인 집중호우 평균 발생일수는 1.5일보다 낮았지만, 1991년부터 2008년까지 집중호우 평균 발생일수는 1.5일보다 높았다.
최정희 기상청 기후과학국 기후변화감시과 주무관은 "집중호우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10년 전에는 8월 초 강수 증가와 함께 휴지기가 짧아졌지만 최근 다시 휴지기가 나오면서 장마철은 지금도 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여전히 장마를 '여름철 오랜 기간 지속되는 비'로 생각하고 있고, 장마가 끝나면 맑고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고 이해하고 있어 소통에 어려움이 크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한상은 기상청 예보국 기상전문관은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던 지난달 2일 지상일기도를 보면 뚜렷한 정체전선은 보이지 않는다"며 "비가 내리는 원인은 이동성 고기압, 태풍, 소나기, 열대성 강수, 안개비, 이슬비 등 너무 많아 장마 시작과 종료 결정은 계속해서 어려운 문제로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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