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0억·농어촌공사 30억·마사회 30억 각각 투자
[세종=뉴스핌] 김은빈 기자 =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 등 주요 공기업들이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에 수십억원씩 투자했다가 손실 위기에 처했다. 이들 공공기관이 투자한 자금은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되는 사내 근로복지기금이었다.
14일 이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한 사례는 총 6건으로 판매 잔액은 80억원에 이른다.
옵티머스 펀드는 지난 6월부터 환매가 중단된 상품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안전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속여 투자금을 모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을 부실한 비상장기업에 투자해 큰 손실을 봤다. 현재 피해자들이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 사옥 [사진=한국전력] 2020.08.04 fedor01@newspim.com |
한전의 경우 지난 3월 24일 사내 근로 복지 기금으로 NH 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전문사모 제41호'에 10억원을 투자했다가 환매 중단으로 피해를 입게 됐다. 사내 근로 복지기금은 매년 회사가 이익의 일부를 적립해 만드는 자금으로 직원 경조사비나 생활자금 지원 등에 사용된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10월 15일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전문사모 제17, 18호'에 20억원을 투자했다. 이 역시 환매가 중단돼 원금 회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농어촌공사도 사내 근로 복지기금으로 지난 1월 21일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전문사모 제34호'에 20억원, 3월 5일에는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전문사모 제40호'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일반 투자자들과 달리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공공기관들이 투자처 검증을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재환 한전 홍보실 차장은 "(한전이)직접 옵티머스자산운용과 거래한 게 아니라 NH투자증권이 제공한 금융상품 정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상품이라는 판단 하에 투자를 했던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펀드 실사가 끝나면 NH투자증권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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