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업자·서비스의 상황 무시한 일률적 시행령"
"계약·영업의 자유 침해"...정부에 전면 재검토 촉구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으로 구성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8일 정부가 발표한 일명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 시행령에 대해 "기준이 모호하고 표현이 불명확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전면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동시에 일평균 트래픽양이 전국 트래픽 총량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안정성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9일 입법예고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인기협 측은 "입법예고된 시행령안은 모호한 기준과 불명확한 표현들로 가득차 있을 뿐만 아니라, 법이 위임한 범위를 일탈하고, 헌법상 기본권 침해가 우려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는 등 문제가 많아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기협 측에서 기준이 모호하다며 지적한 부분은 시행령안에서 적용 대상사업사를 정하는 기준인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과 '일평균 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 규정이다.
인기협은 "'일평균 이용자 수'에 단순서비스 방문자도 포함되는지, '국내 총 일평균 트래픽 양'이 실제 소통되는 트래픽 양인지 아니면 통신사가 보유한 트래픽 양인지 등 모호하다"고 지적했고 "수범자인 부가통신사업자 입장에서 자사 서비스가 사용하는 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비스 안정성'이라는 용어를 비롯해 '과도한 집중', '최적화', '다중화', '연결의 원활성'과 같은 표현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표현이 다양한 사업자와 서비스가 처해있는 상황을 무시하고 일률적으로 적용·집행된다고도 했다.
아울러 특정 사업자에 불가능하거나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시행령을 깎아내렸다. 인기협측은 "일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이면서 일평균 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 이상인 사업자는 서비스를 안정하게 유지해 이용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고, 그 외 사업자는 이러한 책임에서 자유로운지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적용 대상사업자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서비스 변경 등으로 영향을 받을 기간통신사업자조차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간통신사업자 및 관련 사업자까지 협의 및 사전통지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시행령이 법률에서 위임한 범위를 넘어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인기협은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하는 조치를 수행한 후, 그 이행 현황에 대한 자료를 작성해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매년 제출토록 하는 내용은 법률의 위임범위를 벗어나 새로운 의무를 규정한 것"이라며 "자료 제출이 서비스 안정수단 확보라는 목표와 어떤 연관성이나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일련의 의무조항이 부가통신사업자의 헌법상 기본권인 계약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고도 했다. 부가통신사업자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기간통신사업자의 최종 이용자에게 안정성 확보조치를 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동일한 안정성 확보조치를 위해 모든 기간통신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면 부가통신사업자의 헌법상 기본권인 계약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그리고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인기협 측은 "이번 시행령은 이용자 보호를 앞세워 부가통신사업자에만 의무를 전가하겠다는 것"이라며 "부가통신사업자와 기간통신사업자가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번 시행령안을 전면 수정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다음달 19일까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해당 시행령을 최종 확정, 오는 12월 10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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