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등 4개 직종 특고 대상 고용보험 적용논의에 대한 의견 조사
특고 10명 중 약 6명(62.8%), 고용보험 강제가입 원하지 않아
근로자와 실업급여계정 분리·임의적용 등 논의돼야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고용노동부가 연내 입법화를 목표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의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고용보험 의무적용을 추진 중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특고들은 정부 입법안이 발의‧통과될 경우 일자리 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4개 직종주(보험설계사, 가전제품 설치기사,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에 종사하는 특고 234명을 대상으로 '특고 고용보험 적용 논의에 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특고 고용보험 의무적용에 대한 직종별 의견 [그래픽=한경연] 2020.09.07 iamkym@newspim.com |
조사결과에 따르면 특고 10명 중 6명 이상(62.8%)은 일괄적인 고용보험 의무적용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직종별로는 ▲골프장 캐디(77.8%) ▲가전제품 설치기사(65.4%) ▲택배기사(60.0%) ▲보험설계사(52.0%) 순으로, 조사대상 4개 직종 모두 '고용보험 가입 선택권 부여' 또는 '의무가입 반대'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또 특고 10명 중 7명가량은 고용보험 의무가입이 사업주 부담 증가 등으로 이어져 본인들의 일자리에 위협이 될 수 있다(68.4%)고 우려했다.
직종별로는 ▲골프장 캐디(74.1%) ▲택배기사(70.0%) ▲보험설계사(66.7%) ▲가전제품 설치기사(63.6%) 순으로 나타나, 조사대상 4개 직종 모두에서 과반 이상이 고용 감소를 우려하고 있었다.
고용보험 의무적용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사업주 부담 증가(41.3%)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고용보험비용의 소비자 가격 전가로 사업환경 악화(23.5%) ▲무인화‧자동화 촉진(19.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특고 직종별 고용보험 의무적용 시 일자리 감소 여부 [그래픽=한경연] 2020.09.07 iamkym@newspim.com |
한경연은 고용보험에 따른 사업주 인건비 증가분이 직간접적인 고용조정 압력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입법안(사업주와 특고가 절반씩 부담)보다 특고의 보험료 부담분을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용보험료 산정을 위한 소득신고도 특고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입법예고안은 고용보험료 산정을 위해 사업주가 특고에게 지급한 소득을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소득신고가 부담되는 이유로는 ▲소득신고가 다른 사회보험 적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비용 부담(46.6%) ▲소득노출 자체가 꺼려짐(17.5%) 등 부정적 응답 비율이 64.1%였다. 이미 소득신고를 하고 있어 상관없다는 응답은 32.5%로 집계됐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특고 고용보험 의무적용 시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는 이유 [그래픽=한경연] 2020.09.07 iamkym@newspim.com |
한경연은 특고는 입‧이직, 소득조절 등에서 임금근로자와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감안해 근로자와 실업급여계정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특고 고용보험 의무 적용은 특고의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러한 논의는 사업주와 특고 모두에게 부담만 지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향후 국회에 법안 발의가 된다면,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임금근로자와 실업급여 계정 분리, 임의가입 방식 적용, 특고의 보험료 부담비율 상향조정 등의 대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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