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랩지노믹스·수젠텍 등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마진율 줄어들고 있어 3분기부터 옥석가리기 시작될 것"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의 올 2분기 실적이 고공 행진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키트를 개발한 덕분이다. 진단키트는 설비투자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 영업이익률이 높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3분기부터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08.14 allzero@newspim.com |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씨젠은 전년 연간 대비 3배 수준의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1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배가 뛰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748억원으로 9배가 늘었다. 올 상반기 총 500대 이상의 장비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실적의 약 2배 수준의 성장세다.
랩지노믹스는 영업이익이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가량 성장했다. 매출은 492억원으로 479%가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수요가 급증하자 발빠르게 진단키트를 개발한 국내 업체들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것이다.
수젠텍은 영업이익이 202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매출은 21배가 늘었다. 오상헬스케어는 매출 14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을 달성했다. 바이오니아는 영업이익이 320억원으로 50배 가량 늘었고, 매출은 5배가 성장한 593억원이었다. 진매트릭스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하고 매출은 4배가 늘었다.
진단키트는 영업이익률이 높다. 씨젠의 영업이익률은 61.5%다. 랩지노믹스와 수젠텍은 각각 63.4%, 83.5%에 달한다. 진단키트는 생산라인이 제품 포장이나 용액 분주 등으로 구성돼 기계 장비나 부품을 생산하는 의료기기에 비해 설비투자 부담이 크지 않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진단키트 업체 관계자는 "진단키트는 생산라인 설비 투자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가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제품을 판매하면서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자 3분기부터는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용 허가를 받은 진단키트는 8월 기준 142개다. 키트 생산량이 늘자 가격은 15~20달러에서 5~10달러 정도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마진율이 초기에는 높았지만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2분기는 특수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3분기부터는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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