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시장 경쟁도 전기 자전거에 호재"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수단인 전기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수혜주 찾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방지을 위해 번잡한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택하는 시민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반 자전거에 비해 실용성까지 갖춘 전기 자전거가 국내외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삼천리 자전거]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기 자전거의 활성화로 주목받는 종목들은 자전거 제조 업체인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등이다.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약 15억원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알톤스포츠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억20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알톤스포츠의 지주사인 부품소재 업체 이녹스, 스위스 자전거 제조 업체 스캇의 지분 50% 가량을 갖고 있는 영원무역도 수혜주로 꼽힌다.
전기 자전거는 페달을 구르거나 오토바이처럼 핸들에 장착된 스로틀 그립을 당기면 전기가 공급돼 스스로 움직인다. 그만큼 장거리 주행에 용이해 흔히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자전거 판매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중교통 대신 친환경 근거리 이동 수단인 자전거 판매가 늘었다"고 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자전거 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 상위 10개 업종 중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인터넷쇼핑, 식재료, 택배 등이 자전거 업종의 뒤를 이었다.
자전거 매출이 늘면서 자전거 부품도 반사이익을 봤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 5월10일부터 7월10일까지 두 달간 자전거 관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자전거 오일∙공구∙펌프∙패치 등 수리 용품, 헬맷∙배낭 등 안전장비 판매량이 각각 169%, 119% 늘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 여행이 어렵기 때문에 국내 레저 분야의 전망은 앞으로도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 각국이 배터리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도 전기 자전거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과다 경쟁에 따른 배터리 가격 인하가 전기 자전거에 호재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자전거 판매업체나 경량소재 제조업체 외에 에스피지, 파워로직스와 같은 전지·모터 업체가 증시에서 새로운 유망 종목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 역시 이같은 현상에 발맞춰 그간 금지했던 스로틀 구동 방식 전기 자전거의 자전거 전용도로 이용을 이르면 연내로 허가할 방침이어서 전기 자전거 이용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각에서는 현재 자전거 관련 종목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과열된 상태이므로 무조건적 투자는 삼가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과 다르게 올해 자전거 업체 주가가 치솟은 것은 미세먼지가 없는 쾌청한 날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배터리 가격이 인하된다고 전기 자전거 시장이 더 커지리라 예상하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