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난해 일본의 대한민국에 대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조치로 우리 국민은 분노를 표하며 일제 불매운동 등을 펼쳐왔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에 따라 "일본 중심의 독과점 상황을 바로잡고 경제독립의 기회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경기도는 일본 경제보복에 △신속한 대응 체계 구축 △TF구성 △긴급 추경예산 투입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관련 인프라 조성, 투자유치 다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물들이 도출되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일본 수출규제 대응 '경제·기술 독립' 선언 1년을 맞아 그간 소재·부품·장비 산업계에서 거둔 주요 성과들을 살펴봤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반도체 산업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
◆발빠른 경기도, 위기를 기회로
경기도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 발표 당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지역으로 예상돼왔다. 대표적인 규제 품목인 반도체 산업이 집중돼 있고, 전국에서 소·부·장 관련 기업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소재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도는 수출규제 발표 사흘만인 7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대책을 발표한데 이어 수출규제 대응 TF팀을 구성, 피해신고센터 개소, 현장간담회 개최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또한 지난해 9월 도의회 만장일치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인 326억원 규모의 긴급 추경예산을 편성,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며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무난히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탈일본'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제고 및 제품 국산화
성공적인 긴급처방에 이어 경기도는 지역특성에 맞는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체계적인 국산화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돌입, 지난 5월 '경기도형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완료했다.
용역에서는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산업생태계의 거점 조성'이라는 비전 아래 핵심전략 품목 선정 및 육성, 대중소기업 상생기반 구축, 산학연 클러스터 촉진 등 3대 전략 10개 과제가 제안됐다. 도는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7월중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 이를 토대로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 판로지원, 인프라 구축 등에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1500억원 예산 '소부장 산업' 시설투자
도는 도내 소부장 산업 분야 기업들의 원활한 경영활동을 위해 자금·인력 분야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먼저 지난해 10월부터 소재부품장비 시설투자와 운전자금에 소요되는 비용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특례 보증을 지원, 현재까지 200여 개 기업의 원활한 자금 융통을 도왔다.
더불어 경기도가 50억원을 출자해 '소부장 국산화 펀드' 조성을 추진 중으로 조성이 완료되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투자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추진, 반도체 소자 제작과정과 장비운영설계과정 등을 운영해 실제 업계가 원하는 인재를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데도 주력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가 SK하이닉스 충정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
◆ 경기도형 소부장 연구개발(R&D)…'기술독립 실현'
경기도는 기술독립 실현을 위해 △글로벌기업 연계 부품국산화 지원 △기업 경쟁력 강화 연구개발 사업비 지원 △시스템반도체 소재·소자 국산화 등 다양한 분야의 소재부품 연구개발 사업들을 마련해 추진해왔다. 특히 기술개발 예산을 대폭 늘려 연간 300억원 이상을 도내 기업에 지원, 이에 힘입어 많은 업체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화성시 소재 중소기업 ㈜써브가 대표 성공 사례다. 이 기업은 경기도의 지원으로 '항공기용 화물 팔레트' 개발에 성공, 국내 최초로 미국연방항공청(FAA)의 인증을 받았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항공기용 부품을 국산화해 국내로 공급하고 해외시장 진출 발판도 마련하게 됐다.
이 밖에 기술닥터와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GRRC) 사업은 시작 이래 1148건의 기술애로를 해결하고 2979편의 기술개발 논문 발표 및 1020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성과를 이룩했다.
◆독자적 기술 생태계 조성…"경기도는 발전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소부장 산업관련 인프라 확충에도 힘썼다. 그 일환으로 반도체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동진 일반 산단이 승인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안성과 평택에 반도체 분야 산단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시화 국가산업단지에 대한 특화단지 지정신청서를 산업통상자원부로 제출했다. 특화단지는 소부장 기업들 간의 집적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유도하고자 올해 시행된 특별법에서 처음으로 명문화된 제도다.
산자부에서는 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국에서 1~2개소만 선정할 계획이며 선정된 단지는 수도, 전기, 가스 등 필수적 기반시설 설치비용을 국가로부터 보조받고 국유·공유재산에 대한 임대료 감면혜택도 받을 수 있다.
또한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다른 지역보다 완화된 규제환경 속에서 혁신적 연구개발이 가능해진다. 도는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관련기관들과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외국기업 투자유치…'일본기술 독과점 벗어나'
최근에는 외국기업에 대한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기업의 기술력만으로는 단기간 내 빠른 공급안정화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지난해 9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회사 미국의 램리서치와 R&D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 MOU를 체결했다. 용인 지곡산단에 들어서게 될 이 센터의 구축으로 소부장 전문인력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이어 10월에는 러시아와의 기술협력 강화를 위한 '경기-러시아 기술협력센터'를 개소, 러시아의 첨단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도내 기업의 혁신기술 상용화와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재·부품기업 대상 해외 IR, 지역별 민간전문기관 선정 등 일본기술 독과점에서 탈피, 수입선 다변화와 글로벌기업과 연계성 강화에도 적극 힘쓰고 있다.
zeunb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