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뉴스핌] 홍문수 기자 = "오리온은 직장내 갑질과 성추행으로 죽음까지 몰고 간 22살 서지현 청년노동자와 유가족 앞에 무릎꿇어 사죄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을 비롯한 '전남 구례시민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 20여명은 29일 오리온 익산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지현 청년노동자의 죽음에 책임있는 오리온은 유가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익산=뉴스핌] 홍문수 기자 =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9일 오리온 익산공장앞에서 22살 청년노동자 죽음에 대해 진정성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스핌] 2020.06.29 gkje725@newspim.com |
이 자리에는 전남 구례에서 올라온 시민단체와 박창신 신부, 손인범 우리배움터 교장, 조상익 원광대 교수, 전권희 진보당 전북도당 익산위원장, 김중배 민주노총 익산지부 사무국장, 김대송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익산지부대표 등이 참석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서지현 노동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지 벌써 100일이 넘었는데 오리온은 사건 처음부터 확인할 길이 없는 자체조사를 하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지난 27일 노동부가 업무상 괴롭힘과 성희롱을 일부 인정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특별근로감독까지 진행 중인데 오리온은 여전히 고인의 죽음을 개인적인 죽음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직장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건은 피해자의 증거나 녹취가 없으면 사건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처벌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며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부 문턱에서 좌절하고 하늘의 별이 되는 길을 선택하는데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지켜봐야 하냐"고 반문했다.
시민사회단체는 "180석 가까운 의석을 얻은 집권여당의 이경은 민주당 부대변인이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오리온의 사과와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의 맹점을 철저히 정비해 법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며 "1주년을 맞는 괴롭힘 방지법을 바르게 개정하는 것이 노동존중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실효성 있게 법제도를 개정해 노동자들의 죽음 행렬을 멈출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노동부의 존재 이유"라며 "정치권과 노동부는 허울뿐인 직장괴롭힘법을 개정해 안전한 일터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민종덕 구례시민모임 대표는 "사건 초기 노동부에서 적극적으로 조사에 임했더라면 결정적인 증거와 증언들이 인멸되지 않았을 것이지만 지금이라도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환영한다"며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오리온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요식행위에 그치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은 익산자살예방시민연대, 익산여성의전화, 익산농민회, 민주노총 전북지부 및 익산시지부, 전교조익산초중등지회, 한 살림협동조합, 진보당 전북도당, 사회공공성교육강화시민연대, 정의당 전북도당, 익산평통사,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 등 24개 단체가 함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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