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드니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 각국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 사이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뒷전으로 밀려 26일 세계증시가 상승하고 있다.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근 11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스페인이 내달부터 해외 여행객에 대한 14일 격리 조치를 해제하고, 독일이 루프트한자 항공에 90억유로의 공적자금을 투입한다는 소식에 여행 및 레저 관련주들이 6% 가까이 뛰고 있다.
또한 독일은 여건이 허락한다면 31개 유럽국에 대한 여행 경보를 내달 15일부터 해제한다고 밝히는 등 유럽 곳곳에서 관광을 재개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전면 해제했고, 스페인도 봉쇄조치를 완화해 주점과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으며, 영국도 내달 1일부터 휴업령을 일부 해제할 계획이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가 가시화되기 시작하던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3000포인트를 돌파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26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남유럽 국채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미달러가 하락해 유로와 파운드가 오르고 있고 터키 등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통화도 상승 중이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대규모 단기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정책조정을 강화해 대출금리를 계속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 기대감이 고조돼 아시아증시도 상승랠리를 펼쳤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지수는 1.7% 급등 마감했으며, 일본 닛케이 지수도 2.2% 뛰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1.75% 올랐으며, 중국증시의 블루칩지수는 1.1%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가 실제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타비스톡웰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크리스토퍼 필은 "투자자들은 낙관론을 유지하며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하려 노력하는 중"이라며 "하지만 이는 경제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는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간밤 남미 최대 항공사 라탐항공이 미국 뉴욕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글로벌 렌트카업체 허츠도 자동차 리스대금 상환기한을 연장하는 데 실패해 미국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NAB의 선임 외환전략가인 로드리고 카트릴은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여전히 기저에 도사리고 있지만, 주식 투자자들은 경제활동 재개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경제활동이 재개된 후에도 오랫동안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경기부양이 필요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어, 대규모 국채 발행에도 불구하고 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미달러도 끌어내리고 있지만 전 세계 각국의 금리가 제로 또는 그 이하 수준이어서 주요 통화들은 좁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달러는 엔 대비 105.97~108.08엔 범위에서, 유로는 달러 대비 1.0765~1.1017달러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인덱스도 99.001~100.560포인트 범위에 갇혀있다.
CBA 애널리스트들은 미중 긴장이 무역합의를 위협할 정도로 고조되면 달러가 박스를 뚫고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미중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철회할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게 된다면 달러가 급등하고 위안화와 함께 중국의 프록시 통화들인 호주와 뉴질랜드 달러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품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과 미국 및 캐나다의 시추활동 감소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셰일유 시추공(rig) 수는 3주 연속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36달러3센트로 1.41%,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35달러6센트로 2.44% 각각 상승 중이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26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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