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린이 발육 부진 및 저체중·소아 사망률 지표 개선"
전문가 "北 주민, 궁핍 벗어나…단, 계층·지역별 차이는 심화"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의 5세 미만 어린이들의 영양 상태는 개선되고 있지만, 동시에 성인 및 어린이들의 비만이 심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각국 정부와 유엔, 시민단체, 독립적인 전문가 등 100여개 관계 단체와 개인들은 12일 공동으로 발간한 '2020 세계영양보고서'에서 "북한이 영양 상태 개선을 위한 세계 10대 목표 가운데 어린이 영양 상태 등 4개 부문에서 개선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성인 및 어린이 비만 등 나머지 5개 분야에서는 진전이 없거나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개 분야 가운데 저출산율 부문은 자료가 없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0대 목표 가운데 개선이 되고 있는 4개 부문은 ▲어린이 발육 부진 ▲어린이 저체중 ▲성인 여성 당뇨 ▲모유 수유 등이다.
먼저 2017년 기준으로 북한 5세 미만 어린이의 발육 부진 비율은 19.1%로, 개도국 평균치인 25% 보다 낮았다. 또 5세 미만 어린이 저체중 비율도 2.5%로, 개도국 평균 8.9%보다 낮았다.
또 생후 6개월 미만의 완전 모유 수유는 71.4%로 지난 2005년의 65.1%에서 점차 증가해, 동아시아 국가의 평균치인 22%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완전 모유 수유가 '5세 미만 어린이의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북한의 5세 미만 어린이의 사망률도 지난 2015년 21.1%에서 2018년 18.2%로 소폭 개선됐다.
반면 ▲5세 미만 어린이 비만 ▲성인 남녀 비만과 당뇨 ▲가임기 여성 빈혈 ▲모유 의존도 등 5개 분야는 진전이 없거나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 0%였던 5세 미만 어린이 비만율은 2.3%로 증가했고, 북한 가임기 여성 가운데 32.5%가 빈혈로 조사됐다.
또 북한 여성 5.9%, 북한 남성 5.8%가 당뇨를 앓고 있고, 남성의 6.1%, 여성의 7.3%가 비만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NK 북한연구소 소장)는 "보통 북한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상황"이라며 "2000년대 이후에는 장마당 등이 활성화돼 일반적인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큰 궁핍에서는 벗어났고, '먹고 살 정도는 됐다'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조사 대상에서 영향력 있는 집안 아이들과 탁아소에 있는 아이들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 대상이 평양인지 지방인지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평양을 한정해서 볼 경우 영양 상태는 더 좋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