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줄고 월세 전환 늘어···입시 관련 학군수요도 요인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지난 1년간 꾸준히 오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향후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일 부동산 전문 정보제공업체 부동산인포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재건축 제외) 상승 요인으로 ▲입주물량 감소 ▲신축아파트 전세 물량 감소 ▲월세 전환 증가 ▲학군수요 증가를 꼽았다.
[자료=부동산인포] |
우선 오는 2021~2022년에 입주물량이 계속 줄어든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기준 총 입주물량은 2만3217가구로 올해(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55.1%)이다. 오는 2022년에는 입주예정 물량이 1만3000여가구로 더 줄어든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4만가구 이상 입주물량이 쏟아진 것에 비하면 큰 폭 줄어든 물량이다.
시중에 풀릴 전세물건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도 전셋값 상승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12.16 대책에서는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의 담보인정비율(LTV) 20%로 인하,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전세대출을 이용한 갭투자 방지라는 규제를 가했다.
이에 따라 분양받은 아파트를 전세 놓지 못하고 그대로 입주하는 집주인들이 늘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1만가구 이상 입주가 쏟아진 서울 강동구의 경우 입주 초반 주춤했던 전셋값이 재차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연합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2월 입주한 4066가구 규모 고덕아르테온의 경우 80% 이상이 집주인들이 입주했다"면서 "대출이 문제가 되거나 장기보유특별공제로 양도세를 줄이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 전세물건이 월세로 바뀌는 경우도 늘어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했다. 최근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집주인들은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묵혀두기 보다는 월세로 전환해 현금 수익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세 물건은 더욱 귀해질 전망이다.
또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정시 선발 전형이 확대되면서 학군이 좋은 지역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이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정시확대가 이슈화되자 인기 학군으로 꼽히는 양천·강남구 전셋값 변동률은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시장에 전세물건이 줄어들 요인들이 많아 서울 전세난은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다"라며 "최근 1순위 지역우선 거주자격도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강화돼 유망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세입자로 거주하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셋값 상승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을 비롯해서 임차인을 위한 제도 도입 및 시행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인포가 부동산114 아파트 전세 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1주차부터 4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