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질 떨어지고 아이들 집중 못 할 것
관리 필요한 초등학교 저학년 어떻게 하나
"디지털 기기 보급 확인한 뒤 시행했어야"
"코로나19 진정될 때까지 개학 연기해야"
[서울=뉴스핌] 이정화 이학준 기자 =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현실화하면서 아이들은 아쉬움을, 학부모들은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교육부는 4월 9일부터 유치원을 제외한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 각종 학교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을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서 부모들은 수업의 질과 아이들의 통제 등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특히 다자녀 가정의 경우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업을 듣기 위해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어떻게 사용하게 할 지도 골칫거리다.
[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대전원앙초등학교 학생들이 스마트패드를 활용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대전시교육청] 2019.12.02 rai@newspim.com |
중학생 1·3학년 자녀를 둔 이모(42) 씨는 "부모 입장에서는 온라인 개학을 하면 자녀들 통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이 된다"며 "실제로 온라인 개학을 해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고, 자녀마다 컴퓨터 등 온라인 기기가 있어야 하는 것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초등학생 4·6학년 자녀를 둔 황모(41) 씨는 "온라인 수업이 화상 수업인데 끊기는 경우가 많아서 불안하다"며 "특히 맞벌이나 조부모 가정들은 챙겨줄 사람이 없으면 집중을 하고 수업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조모(47) 씨는 "코로나19를 해결해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개학하는 게 중요하지 억지로 온라인 개학을 하는 건 반대"라며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은 잘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온라인 학습에 아이들이 얼마나 집중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온라인 수업을 꼭 해야 한다면 짧고 재미있게, 지루하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미 한 달가량 등교가 늦춰진 데다 최종적으로 온라인 개학 시대가 열리면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도 답답한 모습이다.
중학교 3학년생인 이모(16) 군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아직까지 공부에 대해 큰 부담이 있는 것은 아니라 그런 것은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여모(13) 군은 "학교에 가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고 교실 내에서 또 다른 즐거움이 있는데 그걸 못하는 게 조금 아쉽고 친구들이 보고 싶지만, 코로나에 친구나 내가 걸리면 어쩌나 하는 무서움이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서 학부모단체도 난색을 표명했다. 학생들 출석 체크 및 수업 방식 등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데다 비대면 수업인 만큼 수업의 질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는 "짧은 시간 안에 온라인 개학이 얼마나 제대로 준비될 것인지 걱정이 된다"며 "상황이 안정화 되었을 때 아이들이 등교하는 게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개학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니 교사들도 교육계획안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온라인 수업을 위한 디지털 기기가 없는 일부 저소득층 가정은 어떻게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관계자는 "집에 디지털 기기가 다 있는지 점검이 된 상황에서 온라인 개학을 해야 맞는 것"이라며 "아이가 4명인 가정은 디지털 기기가 4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온라인 개학이란 걸 지금껏 해본 적도 없다"며 "일방적 수업에 숙제 내주고 마는 것이 소통하는 수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부모나 교사의 특별한 관리가 중요한 만큼 온라인 수업에 적지 않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 전국학부모회 상임대표는 "초등학교 1~4학년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에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황"이라며 "온라인 수업으로 아이들을 지도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얼마나 집중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디지털 기기를 맡긴다는 것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들 건강이나 인지발달에도 상당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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