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이동 제한에 운영 타격
각국 '식량보호주의'에 식품 물가 상승 예상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코로나19(COVID-19)로 전 세계 농업계가 운영에 타격을 입고 주요 농산물 공급 국가들이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식량 수입 비중이 크거나 통화 가치가 절하된 국가일수록 타격이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코로나19로 농장 운영이 중단되고 각국이 식량 비축에 나서면서 식량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리는 가장 취약한 분야를 보호하기 위해 빠른 조처를 하고 전 세계 식량 공급망을 유지하는 한편 식량 체계에 대한 팬데믹(pandemic·대유행)의 영향을 줄이지 않으면 식량 위기를 겪을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FAO는 이 같은 식량 위기가 4월과 5월에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한 농장에서 콤바인 한 대가 밀을 수확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30 mj72284@newspim.com |
보고서는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한으로 농업 종사자들이 회피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주요 농산물을 가공하는 식품 가공업자들도 마찬가지다.
FAO는 "우리는 식품을 포함한 물류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료에 대한 접근성 감소로 인한 가금류에 대한 팬데믹 영향, 물류 제한과 노동 부족에 따른 도축업의 생산 여력 감소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재까지 식량 공급이 충분해 이 같은 타격이 크지 않지만, 육류와 부패하기 쉬운 상품들을 중심으로 가격 급등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의 최대 팜유 생산지역인 사바주(州)는 일부 직원들의 코로나19 확진이 보고된 후 지역 세 곳의 팜유 공장을 폐쇄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확대되고 있는 '식량 보호주의'(food protectionism) 역시 전 세계 식량 위기로 번질 수 있다. CNBC는 세계인들이 주식으로 사용하는 식량 공급이 충분하더라도 인력과 물류적 난제, 전략적 식량 공급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제한이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피치 솔루션은 "일부 국가들은 식품 안보를 지키기 위해 교역 제한을 하거나 공격적으로 식량을 비축할 수 있으며 이것은 곡물과 지방 종자 가격을 급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쌀 수출 물량을 줄였으며 러시아도 곡물 가공품 수출을 중단했다. 카자흐스탄은 밀과 메밀, 설탕, 해바라기유, 일부 채소의 수출을 멈춘 상태다.
봉쇄를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 같은 각국의 결정은 식품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피치 솔루션은 "주요 공급 국가들의 수출 제한과 공격적인 식량 비축과 같이 국가 차원에서 식량 안보를 지키기 위한 식량 보호주의의 이행 가능성은 전 세계 식품 공급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과 일본, 중국, 중동 국가들은 국내 식량 공급 물량 중 수입 비중이 커 식품 물가 상승에 민감한 국가들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인도와 인도네시아처럼 자국 통화 가치가 절하된 국가들 역시 이 같은 식품 가격 상승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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