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음주운전 적발되자 경찰관에게 200만원 주고 무마 시도
재판부 "뇌물 주려는 진의 있었던 것으로 보여…공정성 훼손"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난 2016년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자 경찰관에게 무마를 시도한 FT아일랜드의 전 멤버 최종훈(30) 씨에게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판사는 27일 뇌물공여 의사표시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최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상대방이 보기에 농담으로 받아들여질 정도의 뇌물공여 의사표시라면 그 진위가 부정될 수도 있겠지만, 이 사건은 피고인이 가수라는 직업상 음주운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연예계 생명에 지장이 올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 조기에 무마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피고인도 '언론에 알려지는 게 무서웠고, 돈을 주고서라도 무마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봐달라고 얘기한 것 같다. 단속 경찰관이 승낙했다면 현금을 주든 계좌로 이체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볼 때 거의 뇌물을 공여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판단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집단 성폭행 의혹을 받는 전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05.09 mironj19@newspim.com |
그러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려는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음주운전 단속에 관한 공정성과 청렴성 및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하려했던 점은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몰카' 범죄와 관련해서도 "카메라 이용해서 타인의 나체 옆모습을 촬영하고 제3자에게 제공한 점, 사회의 건전한 성 의식을 왜곡할 수 있는 음란 동영상을 정보통신망을 통해 전파했다는 점에서 사회적 폐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 씨는 2016년 2월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200만원을 건네겠다고 한 혐의를 받는다. 적발 당시 최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97%였다. 최 씨는 벌금 250만원과 면허정지 100일 처분을 받았다.
최 씨는 지난 18일 열린 첫 재판 당시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한편 최 씨는 지난해 '버닝썬 사태'로 촉발된 가수 정준영(31) 씨 등과 함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여성들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수차례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최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고, 현재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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