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영 검사, 업무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
직속상관 고발 4개월 만에 대한변협 관계자 고발인 신분 조사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검찰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홍영 검사 사건에 대해 고발 4개월 만에 수사에 나섰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최근 김대현 전 부장검사를 고발한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들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고(故) 김홍영 검사를 비롯한 후배 검사와 직원들에게 상습 폭언 등을 한 것으로 드러나 해임된 김대현 전 부장검사를 고발했다. 2019.11.27 [사진=대한변호사협회] |
검찰은 고발인을 상대로 사건 경위 등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조만간 김 전 부장검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 2016년 5월 고 김홍영 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서 근무하다 업무 스트레스와 압박감 등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검사의 나이는 당시 33세였다.
검찰이 이 유서를 토대로 감찰 결과 김 검사의 당시 직속상관이던 김대현 전 부장검사가 후배 검사와 직원들에게 2년간 상습적인 폭언·폭행을 저질렀고 김 검사 역시 이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책임을 물어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해임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변호사 등록 자격 결격사유인 '해임 3년'이 지난 작년 변호사 자격등록을 대한변협에 제출했다. 현행 변호사법 제8조에 따르면 징계처분에 의해 해임된 경우, 3년 동안 변호사 등록이 제한되나, 등록 제한 기간 이후 등록 신청을 하게 되면, 신청을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등록이 된다.
변협은 논의 끝에 김 전 부장검사를 고발하기로 결정하고 같은해 11월 27일 김 전 검사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변협은 고발 당시 "김 전 부장검사는 당시 징계만 받았을 뿐 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았고 유가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사과 내지 진정한 반성 태도를 보이지 않은 채 변협 입원들을 상대로 자신의 등록에 대한 청탁만을 하는 등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변호사 업무 수행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변협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당한 결격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에 대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변호사 등록거부 조항에 대한 개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