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어딘가 나른하고 어리숙해 보이다가도 금세 날카로운 눈빛을 장착하고 남성미를 뽐낸다. 건조하게 툭툭 내뱉는 말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다정함이 묻어있다.
'나 혼자 산다'의 얼간이 성훈(37)이 모처럼 본업으로 돌아왔다. 그의 신작은 25일 개봉하는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동감'(2000), '바보'(2008)의 김정권 감독 작품으로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뀐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사진=스탤리온엔터테인먼트] 2020.03.23 jjy333jjy@newspim.com |
"제 분량을 제외하곤 잘 봤어요. 제 연기는 '왜 저렇게 했을까' 싶더라고요(웃음). 작품 출연 이유는 감독님과 인연이 컸죠. 워낙 로맨스에 특화된 분이시기도 하고요. 당연히 대본도 잘 넘어갔죠. 회사에선 캐릭터 이름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시나리오상 이름이 성훈이었거든요. 물론 제 반대로 극중 이름은 바뀌었지만요."
극중 성훈은 구 성훈, 현 승재를 연기했다. 누구보다 속이 따뜻한데, 겉으로는 차갑기만 한 카페 마스터다. 짝사랑하는 카페 알바생 소정(김소은) 앞에서도 예외는 없다.
"전 승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바람둥이처럼 연애가 능수능란한 친구가 아니란 게 좋았죠. 누군가에게는 승재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감정 표현에 서툰 친구로 이해해줬으면 해요. 악의는 없으니까요. 초반엔 자칫 잘못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도 있는데, 영화를 다 보면 승재의 진심을 알게 될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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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면 커피 공부. 특유의 쓴맛이 싫어 평소 커피를 즐기지 않는 성훈이지만, 실감 나는 연기를 위해 바리스타 수업을 들었다.
"감독님께서 신사동에서 카페를 하시는 지인을 소개해주셨어요. 그래서 직접 배웠죠. 덕분에 커피 볶을 수도 있고 핸드드립도 할 줄 알아요. 그 장면들을 찍기도 했고요. 물론 다 편집됐지만요(웃음). 아무래도 장기적으로 배우거나 전문성이 있는 게 아니라서 미숙하게 나왔나 봐요."
영화의 제목인 '사랑하고 있습니까'란 질문엔 고개를 저었다. 연애할 때 상대를 힘들게 하는 타입인 걸 최근 깨달았다는 그는 "아직은 옆에 누굴 두고 싶지 않다"고 했다. 대신 성훈은 이상형 이야기를 들려줬다.
"예전부터 귀여운 여자가 늘 이상형이었죠. 근데 나이를 먹으면서 외형보단 저랑 대화가 통하고 취향이 맞는 사람, 절 이해해줄 착한 여자가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론 집에서 하는 데이트를 좋아해요. 같이 게임도 하고 그러다 한 번씩 야외에서 시간도 보내는 거죠. (박)나래요? 나래는 소중한 동생이죠. 제가 (열애설로)피해준 듯해서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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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휴식기인 그의 삶에 지금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일, 연기다. 수영선수였던 성훈은 지난 2011년 드라마 '신기생뎐'으로 데뷔, 어느새 한류를 대표하는 10년 차 베테랑 배우로 성장했다.
"연기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죠. 그래서 재밌고요. 요즘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미친놈'이에요(웃음). 어떤 장르, 캐릭터 상관없이 '저거 미친놈 아니야?'란 말을 듣고 싶죠. 거기서 조금 더 욕심을 내보낸다면 '쟤 예능에서 연기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고요. 10년 차쯤 되니까 이젠 뭔가 제대로 해보고 싶단 갈증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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