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수십억달러' 규모 법안 발표
유급휴가·무료검사·실업보험 등 포함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금 감면을 골자로하는 코로나19(COVID-19) 대응 경기부양책이 의회의 거센 반대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양책이 피해 부문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아닌 데다 코로나19 진단키트 확대 대책 등 핵심은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패키지 법안을 발표하고, 12일(현지시간) 하원 표결에 부쳐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까지 속전속결로 처리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11일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은 민주당 중진 의원들과 함께 유급휴가, 코로나19 무료검사, 식량지원, 실업보험 등을 포함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코로나19 대응 법안을 발표했다고 폴리티코와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법안의 공식 명칭은 '가족우선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법안'이다. 법안은 자가격리에 들어갈 경우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시간제 근로자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근로자 모두를 포괄하는 내용도 있다. 기업에 근로자가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경우 3주의 유급병가를 주도록 했다. 또 병가를 낸 근로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조항도 들어갔다.
이 밖에 식량지원에 10억달러 이상을 지출한는 내용도 있다. 주(州)내 실업 신탁기금 지원 등도 포함된다. 구체적 규모는 알 수 없으나, 수십억달러로 예상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관련 재원이 지출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없는 이른바 '긴급자금'이기 때문에 법안이 통과돼야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민주당의 법안은 감세와 자금지원에 초점을 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과 배치된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양책으로 급여세 감면을 비롯해 항공사와 호텔, 크루즈선 기업 등 주로 관광 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추진할 생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의원들 설득에 나섰으나 별다른 호응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동성명에서 "걱정스럽게도, 대통령은 미국 전역에 걸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키트 부족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법안 마련에 참여한 니타 로위 하원 세출위원장은 "이 법안이 실직으로 고통 받거나 식품 섭취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실질적으로 책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12일 표결에 부칠 방침이다.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통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상원 통과 여부는 아직 가늠할 수 없다.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폴리티코는 "상하 의원 모두 12일, 1주일 간의 휴회로 워싱턴을 떠난다"며 "상하원 모두 의회를 떠나기 전에 경제적인 충격을 완화할 일부 대책만이라도 통과시키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폴리티코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펠로시 하원의장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법안을 공유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지 아직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코로나19(COVID-19) 대응과 관련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3.11 bernard0202@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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