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액, 수입액의 10분의 1 수준
VOA "유엔 등 대북제재 영향 때문"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지난해 최대 무역국인 중국으로부터 사상 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대북제재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1일 중국의 해관총서 수출입 현황 자료에 근거, "북한은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25억7382만달러(약 3조551억원)을 수입했으나 대중 수출액은 2억1519만달러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무역적자는 23억5862만달러로 집계됐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한의 대중 무역적자는 북중 간 무역액이 국제사회에 공개되기 시작한 1998년 3억달러를 기록한 뒤, 2008년 12억7918만달러로 증가할 때까지 줄곧 10억달러 미만을 유지해왔다.
북한은 2016년 석탄 등 광물 수출 호황에 힘입어 적자폭을 3억달러까지 줄였지만, 2017년 15억1000만달러, 2018년 20억달러를 돌파하고 지난해 또 기록을 갈아치웠다.
VOA는 "대중 무역적자 폭이 커진 데는 유엔 등 국제사회의 제재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6년까지만 해도 북한의 최대 대중 수출품은 광물과 의류, 해산물 등으로 수출 총액은 19억달러였다.
하지만 일련의 품목들이 2017년 유엔 안보리의 금수품목으로 지정되면서 수출이 사실상 없다시피 했고 결국 고스란히 적자로 반영됐다.
수출이 크게 줄어든 반면 북한의 대중 수입은 제재 이전에 비해 약 30% 수준으로 소폭 줄어드는데 그쳐, 적자 폭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대중 무역에서의 적자가 늘어나면서 북한의 외화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외화 부족분을 채울지 의문"이라며 "무역통계에 잡히지 않는 관광이나 해외 파견 노동자들의 송금으로 어느 정도 부족분을 채울 순 있겠지만 현 수준의 무역적자를 메우기는 매우 작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해 지난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들의 입국을 일정 허용하지 않는 등 '밀봉' 정책을 펼치고 있다. 관광 등을 통한 외화 수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