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일본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격리돼 있다 귀환 준비 중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인 탑승자의 귀국 여부를 두고 미 국무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의견 충돌을 빚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국무부와 보건부는 귀국 강행을 주장했으나 CDC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우려해 확진자들의 전세기 탑승에 반대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하선한 미국인들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가 요코하마 항구를 출발하고 있다. 2020.02.17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17일 미 국무부와 보건부는 공동 성명을 내고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던 자국민 300여명이 하선 후 전세기로 귀국 준비를 하던 중 14명이 양성으로 나왔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는 며칠 전에 이뤄졌고, 하선이 모두 이뤄진 후에야 확진 판정이 나온 것. 하지만 확진자들은 전세기 특별 차단구역에 격리돼 미국으로 귀국했다.
당시 확진자들을 함께 데려오느냐, 일본 병원에 두고 오느냐를 두고 국무부와 CDC가 거친 논쟁을 벌인 결과 국무부의 주장에 따라 결정이 이뤄졌다. CDC는 이에 반발해 탑승자 귀국 관련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당시 결정 과정에 참여했던 한 미국 고위급 당국자는 "악몽같은 순간이었다"며 "병 든 할머니를 쏟아지는 빗속에 놔두고 와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WP는 당시 미국 정부가 위기 시 의료 및 정치 측면에서 모든 것을 고려해 굉장히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러한 순간에 공중보건 긴급사태에 대한 각국의 준비 태세가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며, 현재 전례 없는 사태가 펼쳐지고 있는 만큼 위기 대처를 위한 정부의 순간적 판단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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