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퇴직연금 수수료 산정체계 합리화 방안' 추진
사전지정운용제도는 단일 요율로만 수수료 부과 방침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적립금액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했던 현행 퇴직연금 수수료 체계를,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 등에 따라 수수료 부과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퇴직연금 수수료 산정체계 합리화 방안'을 마련·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현행 수수료 부과기준은 퇴직연금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 또는 수준이나 운용성과와 관계없이 적립금 규모로만 결정된다. 이에 퇴직연금사업자가 서비스 질이나 운용성과를 높이려는 노력보다 수익과 직결되는 적립금 유치 경쟁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대기업에 비해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영세기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어 퇴직연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퇴직연금 적립금 및 수수료 현황 [자료=고용노동부] 2020.02.20 jsh@newspim.com |
특히 최근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률 저조로 사업주와 노동자가 수수료 부담을 더 크게 느껴 수수료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장기간에 걸쳐 운용되는 연금제도의 특성상 퇴직연금의 수수료 수준은 은퇴 이후 연금수령액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노동자의 노후소득 재원을 늘리기 위해 퇴직연금 수수료를 합리적으로 정하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 등에 따라 수수료 부과기준을 달리 적용하도록 산정체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아울러 새로 도입을 추진하는 사전지정운용(디폴트옵션) 및 투자일임 제도에 대해서는 적립금운용에 대한 사업자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수수료 부과기준을 성과와 연동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중소·영세기업 및 가입자(IRP)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는 단일 요율로만 수수료를 받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 가입자의 장기가입에 따른 수수료 할인 혜택을 확대하도록 유도해 연금수령을 촉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퇴직연금 수수료 산정체계 합리화 방안'을 이행하기 위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10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서비스 수준 및 성과와 연동되는 수수료 산정기준 마련, 산정기준에 관련한 자료 제출에 대한 법적 근거 규정 등을 담았다.
또한 수수료 공시제도 개선을 위해 퇴직연금감독규정(금융위 고시)과 퇴직연금감독규정 시행세칙(금감원 세칙) 개정을 추진한다. 아울러 법령 개정 이전이라도 퇴직연금사업자에 대한 평가지표에 수수료 산정기준의 합리성을 반영(2020년 상반기)하고, 수수료 공시 시스템의 기능도 개선(2020년 상반기)해 퇴직연금사업자의 자율 개선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대환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퇴직연금은 수수료 수준이 연금수령 시점의 수령액에 미치는 영향이 커 합리적으로 수수료가 결정돼야 한다"며 "수수료 산정체계 합리화를 계기로 퇴직연금 사업자가 서비스 질과 수익률 제고에 노력을 쏟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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