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중심적 성범죄 양형기준 재정비' 청원에 답변
성범죄 개념 합리적 정립,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등 약속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청와대가 '가해자 중심적인 성범죄 양형기준 재정비'를 요구하는 청원에 대해 "앞으로 성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를 강화하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각종 제도를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14일 '가해자 중심적인 성범죄 양형기준 재정비' 청원에 대한 답변을 통해 "성범죄자들의 부당한 변명이 받아들여져 선처, 감형받는 일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청와대가 가해자 중심적인 성범죄 처벌 기준을 재정비해달라는 청원에 답했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2020.02.14 dedanhi@newspim.com |
강 센터장은 2019년 11월 15일 이후 한 달 간 총 26만4102여명의 국민이 동의한 청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청원인은 성범죄 피해자로서 수사기관에 고소했는데 수사기관이 가해자의 혐의가 인정되고 사안이 중하다고 하면서도 가해자의 부당한 변명을 받아들여 선처했다고 지적했다.
강 센터장은 이날 "종래 법원은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반항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한다고 해석해 비판이 제기됐다"며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피해자가 합리적인 저항을 했음에도 강제로 행위에 나아갔다면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하는 등 성범죄의 성립 기준을 완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이와 함께 "폭행·협박, 위계·위력 이용이 없더라도 피해자가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강간죄의 성립 범위를 넓히는, 이른바 '비동의 간음죄'를 신설하고자 다수의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이라며 "국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입법부의 판단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강 센터장은 성범죄의 수사와 처벌 및 양형에 대해서는 "앞으로 성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를 한층 강화하고,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돼 죄에 맞는 형벌이 선고될 수 있도록 각종 제도를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학계, 시민사회와 연계해 비동의 간음죄 논의와 더불어 강간, 강제추행죄를 비롯한 성범죄 개념이 합리적으로 정립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겠다"면서 "기존에 양형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합리적인 양형기준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폭력 수사 인력의 전문성 강화도 약속했다. 그는 "전국 11개 검찰청에 설치된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의 전담 검사, 수사관을 중심으로 성폭력 전담 수사체계를 확립하고, 성인지 감수성 배양을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방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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