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칭와대 등 주요대학 개강 줄줄이 연기
한국 정부, 국내 대학에 개강 연기 검토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 중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12년 차 직장인 김모(43) 씨는 최근 밤잠을 설친다. 중국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1년 동안 준비한 중국 유학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여서다.
신종 코로나가 중국인 유학생의 국내 입국은 물론이고 중국 유학을 꿈꾸는 한국인 유학생들의 발을 꽁꽁 묶고 있다. 중국 내 대학교·대학원이 개강 일정을 줄줄이 미루면서 중국 유학을 준비하는 유학생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3일 서울 대학가와 외국대학 입시 학원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발병 이후 중국 주요 대학들이 학사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북경대와 칭와대, 복단대 등은 이미 개강 연기를 통지했다. 지난달 26일 북경대는 중국 교육부와 북경시 결정에 따라 2020년 봄학기 개강을 미룬다는 공지를 띄웠다. 구체적인 개학 시기는 별도로 알린다는 내용도 공지에 넣었다. 특히 학생들은 학교에 미리 복귀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도 담았다.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사진=로이터 뉴스핌] |
장춘에 있는 길림대도 개강 연기 공지를 올렸다. 상하이에 있는 복단대는 2020년 외국인 전형 시험과 면접을 연기한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유학을 잠정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국내 유학생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봄부터 서울에 있는 한 대학원에서 글로벌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은 김씨는 이달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일정이 꼬였다. 중국으로 유학을 가려고 지난해 말 휴직서를 낸 김 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김씨는 "개강 일정을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며 "이달 말 회사에 복직신청서를 내고 3월부터 다시 일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같이 신종 코로나 발병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유학생 및 유학 준비생은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 중국어학원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일부 지역을 폐쇄하고 개강 시기를 늦추라고 각 대학에 통보한 것으로 안다"며 "3월에 개강을 못할 가능성이 크므로 2월에는 중국에 입국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