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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장님이 마스크 쓰지말래요"...외식업 현장 코로나 경각심 '제로'

기사입력 : 2020년01월31일 07:31

최종수정 : 2020년01월31일 07:31

프랜차이즈 매장 20여 곳 중 절반 이상 마스크 미 착용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외식업체 현장은 아직도 위생 조치에 역부족인 모습이다.

대부분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지난 28일을 기점으로 일제히 위생 강화 지침을 내렸지만 실제로 이를 이행하는 매장은 드물었다.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서울시 영등포구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고 있다. 2020.01.30 204mkh@newspim.com
30일 정오 찾은 서울 영등포의 한 투썸플레이스 매장은 점심 식사 시간이라 붐빌 것이란 예상과 달리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투썸플레이스 본사도 '매장 내 마스크 착용', '고객용 손세정제 비치'란 지침을 내렸지만 이 매장에선 이러한 조치를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매장 직원들은 가맹점주 지시가 없어 마스크를 착용하지 못한다며 하소연을 늘어놨다. 투썸플레이스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저희도 마스크를 쓰고 싶다"면서 "본사 지침을 받았지만 사장님 지시가 없어서 쓰질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날 영등포구 선유도역 인근부터 당산역 일대까지 위치한 20여 개 프랜차이즈 매장 중 마스크를 착용한 곳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고 손 세정제를 비치한 곳은 4 곳에 불과했다.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서울시 강남구 한 스타벅스 매장에 비치된 고객용 손 세정제 2020.01.30 204mkh@newspim.com

직영점으로 운영 중인 스타벅스의 경우 다섯 곳을 방문했지만 단 두 지점만이 손세정제를 비치했다. 이 중 한 곳은 일반적인 손 소독제가 아닌 분무형 소독제를 임시로 비치해 눈에 띄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설 연휴가 있어 지난 27일에서야 본사 차원에서 손 소독제를 발주했다"며 "이번 주 내 모든 매장에 일괄적으로 손 세정제를 비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배스킨라빈스·파스쿠치 등 매장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날 방문한 매장 6곳 중 단 한 곳도 손 세정제를 비치한 곳은 없었다. 파리바게뜨 매장 3곳만이 마스크를 착용했을 뿐이다.

한 배스킨라빈스 점주는 "(본사로부터) 기존 질병 관리 프로세스를 강화하라는 공지만을 받았을 뿐"이라며 "본사에서 위생용품을 지원해주는게 아니라 각 가맹점이 직접 구매해야하는데 품절대란이라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마스크는 따로 구비해 뒀지만 불편해서 착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방문한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이디야커피 등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여섯 곳 중 마스크를 착용한 매장은 단 한 곳뿐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프랜차이즈 본사측은 가맹점에 위생 안전 강화에 대해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PC 관계자는 "직영이 아닌 가맹점에서 나타나는 문제"라며 "가맹점들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 지침을 계속해서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버거킹 매장.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고 있다. 2020.01.30 204mkh@newspim.com
 
소비자들은 코로나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본사가 나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당산동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난 손님 허모씨(30·남)는 "유명 프랜차이즈도 생각보다 관리 체계가 허술하다는 것에 실망했다"며 "우한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런 모습이라면 이전만큼 방문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인근 KFC 매장에서 만난 손님 장모씨(36·남)도 "손 세정제는 그렇다쳐도 마스크를 안쓰는 매장은 관리가 잘 안 되는 곳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204m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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