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올해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뉴욕증시의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 연속 이익 감소를 나타내며 이른바 '이익 침체'를 연출했던 S&P500 기업의 수익성이 연초부터 강한 반전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다우존스 지수가 3만선 돌파까지 약 4%의 거리를 둔 가운데 일부 강세론자는 4만선을 뚫고 오를 가능성을 예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13일(현지시각)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4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2%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예측이 맞아떨어질 경우 미국 간판급 기업의 이익이 4분기 연속 위축된 셈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제시한 2020년 전망은 장밋빛이다. 1분기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 늘어나며 턴어라운드를 이룬 뒤 2분기 이익 증가 폭이 6.4%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이익 호조가 하반기에도 지속, 2020년 기업 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9.4% 급증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1단계 무역 합의로 미국과 중국의 추가 관세 리스크가 진정된 데다 주요국 경제가 회복되면서 기업 실적에 훈풍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크레디트 스위스(CS)는 투자 보고서에서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은 다국적 기업의 상반기 이익이 9.4% 급증할 가능성과 함께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기업의 이익 증가폭은 5.7%로 제시했다.
유럽과 중국을 필두로 지난해 고전했던 주요국 경제가 개선, 기업들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고치 랠리를 펼치는 뉴욕증시를 낙관하고 있다.
어센트 프라이빗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토마스 하인린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실물경기와 기업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상당하다"며 "연초 주가 강세가 이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실제 기업 이익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할 경우 주가 상승 탄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러미 시겔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 교수는 다우존스 지수가 수 년 이내로 4만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미 투자매체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가 저렴하지 않지만 고평가된 것도 아니다"라며 "현 수준에서 주가가 추가로 급등하는 이른바 '멜트-업'이 나타나면서 다우존스 지수가 4~5년 사이 4만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PNC 파이낸셜의 아만다 아가티 전략가 역시 강세론을 펼쳤다. 그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주식 비중을 축소하거나 차익을 실현한다면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며 "올해 증시는 탄탄한 상승 흐름을 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상반기 이익 호조와 국내외 경제 회복이 주가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하반기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는 백기를 들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의 프랑수와 트레한 주식 전략 헤드는 2020년 S&P500 지수 전망치를 지난 11월 제시했던 3000에서 3250으로 수정했다.
이 밖에 블랙스톤 그룹의 바이언 위엔 부회장은 올해 S&P500 지수가 3500 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