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 국무부 자문역 "중동 사태는 극동지역 파장 낳기 마련"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에 대한 강성 발언을 그만두고 몸을 낮추는 것이 유리할 것이란 미국 정치학자의 조언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의 거셈 솔레이마니가 제거된 직후인 지난 7일 순천 인비료공장 현지지도 등 외부 활동을 지속하는 김정은에 대한 충고인 셈이다.
13일(현지시간)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은 최근 이란에 대한 미군의 드론 공격이 암살 위협을 두려워하는 북한의 지도자에게 자극이 됐을 것이라며, 미국 정치학자 존 배리 코치의 조언을 소개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 자문역을 맡았던 코치 씨는 "중동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반드시 극동지역에도 파장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우려했다.
아직 중동 위기가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의 화살이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형국에서 눈길을 끄는 일은 위험하다는 조언이다. 미국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싸였던 아버지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3년 미국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을 당시 수개월간 몸을 숨겼다.
2002년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면서 이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거론 했다면, 작금 솔레이마니 제거로 촉발된 중동지역의 충돌 국면에서도 마찬가지로 북한이 걸려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북한은 핵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지만, 지금은 그 주장이 현실로 드러났고 약 30개에서 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이다.
2003년 미국의 사담 후세인 축출 작전 때, 후세인은 미군에게 발견됐을 당시 고향의 한 농가 지하 구덩이에 숨어있었다.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도 아들 김정은과 함께 수개월간 몸을 숨긴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스텔스 전투기(F-117) 두 대와 크루즈 미사일로 사담 후세인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코치 씨는 솔레이마니 제거 이후 중동 위기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의 협상 시한이 만료된 후 약속했던 새로운 전략무기를 꺼내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이란과 이라크 문제에 몰두하면서 북한은 부시 전 대통령이 지목한 '악의 축' 중에서 주목을 덜 받을 수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장거리미사일이나 핵 실험을 할 경우 '로캣 맨' 우호적인 모든 계획은 무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김정은 위원장과 3번의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북한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해 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었다. 이 같은 트럼프의 태도 변화가 김정은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컸다. 하노이 정상회의에서 북한이 제시한 경제제재 해제와 핵 물질 추가생산 중단의 맞교환을 트럼프가 거절하자, 당장 김 위원장의 정치적 위상이 흔들렸다.
SCMP는 이번 중동 위기에서 트럼프가 솔레이마니 제거의 근거를 찾고 있는 국제법상 '임박한 위협'을 북한의 미사일에 대한 드론의 선제 공격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김정은에게는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화염과 분노'를 피하기 위해 김정은에게 가장 필요한 충고는 아마도 "내가 부를 때 까지는 아무것도 하지 마!"일 것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제810군부대 산하 1116호 농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보도했다.[사진=노동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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