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미국과 이란이 일촉즉발의 무력 충돌 리스크가 불거진 데 따른 반응이다. 이라크에서 양국의 전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옵션 트레이더와 투자자들은 유가 상승에 전력 베팅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3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87달러(3.1%) 급등하며 배럴당 63.05달러에 거래됐고,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2.45달러(3.7%) 치솟으며 배럴당 68.70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WTI는 주간 기준 2.2% 상승했다.
장중 유가는 각각 4% 내외로 뛰었지만 후반 상승폭을 일정 부분 축소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 모멘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 하에 이뤄진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사령관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급랭시켰다.
이라크에서 양국의 전면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번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원유 시설 타격과 공급 교란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고, 이는 투자자들의 유가 상승 베팅을 부추겼다.
RBC 캐피탈 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상품 전략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가5년 전 벌어졌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뛰었을 것"이라며 "미국 셰일 업계가 글로벌 원유 공급의 한 축을 형성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파장이 과거에 비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S&P 글로벌 플래트의 폴 셸던 지정학적 리스크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보복이 확실시된다"며 "중동 지역의 리스크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 보고서에서 "대치 국면이 악화되는 한편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유가는 물론이고 금융시장과 경제 펀더멘털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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