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호주에서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호주 정부는 군함까지 동원했고 미국 정부는 자국 여행객에 대피령을 내렸다.
영국 BBC에 따르면, 호주 해군은 3일(현지시간) 군함 2대를 출동시켜 호주 남동부 해안가에 위치한 말라쿠타에서 산불로 고립된 주민과 관광객 약 4000명 중 1000명 가량을 빅토리아주 남부 지역으로 대피시켰다.
지난 주말 산불 화재로 도로가 차단되면서 주민과 관광객 등 4000여 명이 고립됐던 빅토리아주 말라쿠타 마을로 2일(현지시각) 구조선이 접근하고 있다. 2020.01.02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호주 당국은 헬기 등도 동원했으나 산불 연기로 시야가 가로막혀 헬기 구조가 어려워지자 군함을 동원했다.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자 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州)는 3일 오전 9시부터 7일 간 산불 비상사태 기간으로 선포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소방 당국이 정부 자원을 통제하고, 대피를 명령하고, 도로를 통제하고, 공공기물을 폐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NSW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이어 3달 새 세 번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한 NSW주 지방소방청(RFS)은 베이트맨즈 베이에서 빅토리아주 경계까지 약 230km에 달하는 해안지역에 있는 관광객들에게 4일 전까지 떠나라고 경고하고 이 지역 방문 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호주 주재 미국 대사관은 자국 여행객들에게 오는 4일까지 호주 남동부 해안 지역에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현재 한여름 폭염까지 겹친 데다 1~2월 기온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호주 산불이 진화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작년 9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산불 사태로 현재까지 호주 전역에서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4시간 동안에만 7명이 사망했다.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경우 가옥 900채 이상이 파손되고 350채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빅토리아주 사스필드에 위치한 한 산불 피해 농가를 둘러보고 있다. 모리슨 총리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산불 사태에도 안일한 대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020.01.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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