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아이폰 전용 액정 공장인 하쿠산(白山)공장을 미국 애플과 샤프에 매각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공장 매각을 통해 회사 재건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고정비를 삭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매각 대금은 800~900억엔대가 될 전망이다. 하쿠산 공장은 JDI가 애플의 요청에 따라 건설한 공장이다. 하지만 수요가 하락하면서 공장 조업은 지난 7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재팬디스플레이(JDI)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쿠산공장은 지난 2016년 12월 아이폰 액정디스플레이(LCD) 전용 공장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공장 건설자금 1700억엔의 대부분은 애플에게 선수금 형태로 빌린 돈이었다. 하쿠산 공장에서 액정을 생산해 판 대금으로 애플에게 빌린 돈을 갚는 방식이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의 액정으로 LCD대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판매는 저조해졌다. 2019년 9월 시점 JDI가 애플에게 빌린 선수금은 약 900억엔 남아있다. 선수금에 대한 변제액도 연 200억엔으로 JDI에겐 적지않은 부담이었다.
아사히신문은 "낙관적인 계획에 근거했던 과잉투자가 경영위기를 불러왔다"며 "JDI 측은 하쿠산공장을 포기함으로써 재건의 길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샤프의 경우 JDI와 함께 애플에 스마트폰용 LCD를 공급하고 있다. 샤프가 하쿠산공장을 매입하게 되면 애플로부터의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샤프는 대만 홍하이(鴻海) 정밀공업에 인수된 이후 액정 산업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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