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이달 중순 시작된 반(反)정부 시위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이란에서 수천명이 참여한 친(親)정부 집회가 25일(현지시간) 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수천명의 친정부 시위대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과 이스라엘 등이 반정부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국영 언론에 따르면 시위자들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란 정부는 지난 24일 반정부 시위와 서방 국가의 비판에 대응해 정부를 지지하는 집회를 추진했다. 이날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정부 지지자들이 모인 테헤란 혁명광장에서 미국과 중동의 미국 동맹국들을 향해 폭동을 조장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란 외교부는 국제 사회에 반정부 시위보다 이날 친정부 시위에 주목할 것을 촉구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의 진짜 국민들이 누구이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해외 국가들에 오늘의 행진을 보라고 권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이달 15일부터 시작됐다. 같은 날 정부가 휘발유 가격을 50% 인상하고 구매량을 월 60L로 제한한다고 밝히자 민심이 폭발한 것이다. 제한량을 넘기면 200% 인상된 가격에 구매해야 한다.
이에 이란 곳곳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은행과 건물이 불에 타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사상자도 속출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대의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전하지 않고 있다. 로이터는 "10년여 만에 가장 폭력적인 반정부 시위"라고 평가했다.
이날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란 각지 반정부 시위에서 벌어진 군의 무력 행사로 최소 143명이 사망했다며 대부분이 총기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19일에는 사망자 수를 106명으로 발표한 바 있다.
앰네스티는 "사망자 증가는 이란 당국이 비무장 시민들에게 어떻게 무자비하게 대처했는지를 보여준다"며 국제 사회에 이란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는 앰네스티의 발표를 부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19일 발표 당시에도 이란 측은 추측이라며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란 친정부 집회 현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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