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서 "이제는 국회로 옮겨 싸우자" 발언들 나와
황교안, 거듭된 만류에도 청와대 앞서 철야 농성 강행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국민이 이겼습니다! 국민은 위대합니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3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 조건부 유예 결정에 대해 지지자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6시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지소미아에 대해 '조건부 연기'를 최종 결정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가한 3개 품목 수출 규제를 해제하는 조건으로다. 종료 유예 소식이 전해지며 한국당은 황 대표가 있는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속속 집결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현장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파국으로 몰아갈 뻔 했던 지소미아 파기가 철회돼 다행"이라며 "국가 안보를 걱정해주신 국민들 덕"이라고 밝혔다.
지소미아 종료는 막았지만, 황 대표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저지를 위해 단식은 계속해서 이어가기로 했다.
현장에 모인 한국당 의원들의 표정은 밝은 편이었다. 그러나 황 대표가 단식을 지속하기로 결단을 내리며 고무되기 보다는 차분히 다음 전략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한국당 의원들 40~50여명은 분수대 앞 곳곳에서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이후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황 대표가 자리로 돌아오자 의원들은 그를 중심으로 다시 모였다. 황 대표는 주변에만 들릴 작은 목소리로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을 위로하고 계속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현장 간담회에서 작은 논쟁이 있었다. 황 대표가 청와대 앞 단식 농성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당 내 일각에서는 가림막도 없는 청와대가 아닌 천막을 친 국회에서 단식 농성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일단 지소미아 종료는 유예됐으니, 다음 과제인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국회가 낫다는 점도 이유다.
발언권을 얻은 한 참석자는 "이번에 대표님이 용단을 내려 정부가 일단 유예를 하는 결과로 나타났다"면서도 "우리 대부분 생각은 여기(청와대 분수대 앞)서는 대표님이 계실 게 아니다. 국회로 옮기시자. 선거법, 공수처법 투쟁을 거기서 하자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경태 최고위원은 "장소에 대해서는 대표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고, 참석자들은 "저희는 황 대표님을 믿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참석자도 "지소미아 종료 유예는 전적으로 국민들이 싸워 이긴 것이다"며 "당에서 의원들이 열심히 해서 그렇게 됐다고 하면 큰일 난다"고 주장했다.

이견이 계속되자 전희경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국민의 승리라고 말씀드렸다"며 말을 끊었고, 일부 참석자들은 "잘못 나가면 큰일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간담회를 주관한 조 최고위원은 마지막으로 "담담하게 싸워 나가겠다. 앞으로 대표가 싸울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갑시다"라고 정리했다.
황 대표의 건강을 우려한 의원들은 간담회를 마친 그에게 국회로 이동할 것을 권했다. 황 대표는 이동 중 그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국민이 이겼습니다. 국민은 위대합니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다시 분수대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려던 황 대표는 거듭된 의원들의 만류에 차를 타고 국회로 출발했다. 그러나 청와대 앞 철야 단식에 대한 완강한 의지를 보이며 차를 돌려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kims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