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이란 정부가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해 전국적으로 벌어진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참여자 1000명을 체포했다.
17일(현지시각) AP통신과 도이체벨레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시위에 참여하거나 선동한 혐의로 이란 전역에서 최대 1000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은 "중부도시 야즈드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이후 40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유가인상 항의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국민은 정부에 요구사항을 말할 수 있지만, 관공서와 은행에 불을 지르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폭도들이 불안을 조성하려는 행위"라면서 이번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했다.
그는 "나는 전문가가 아니며 (휘발유 가격 인상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고 있지만, 3개 부처장이 결정을 내린 것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현명한 시민이라면 그런 폭도와 거리를 둬야 한다"며 정부 결정을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란 정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여러 도시에서 15~16일 사회 불안을 일으킨 자들의 신원을 모두 확인했다"라며 "이란 사회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서로서 이들에 대해 적절히 조처하고 결과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15일 휘발유 가격을 50% 인상하고 한 달 구매 상한량을 60L로 정했다. 60L를 넘기면 200% 인상된 가격에 휘발유를 사야 한다.
이 때문에 주요 도시에서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당국은 지난 16일 시르잔 지역에서 한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 사상자 수가 당국 발표보다 많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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