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서 '흉악범죄 북한주민 추방 관련 보고'
"살해범들 특수훈련 안 받았으나 다부진 체격에 신체단련"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통일부는 동료선원 16명을 살해 후 도주했다는 혐의를 받는 북한 선원 2명을 북한으로 추방한 데 대해 "흉악범 도주라는 새로운 상황에 대해 정부가 적극 대응한 것"이라고 15일 설명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흉악범죄 북한주민 추방 관련 보고' 자료를 통해 "북한주민을 추방한 첫 사례"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5일 오후 남북회담본부 회담장에서 열린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자 간담회'에서 금강산 관광 관련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15 alwaysame@newspim.com |
◆ "국민의 생명과 안전 최우선 고려…귀순의사 진정성 없다고 판단"
통일부는 "국가의 기본적 책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고 우리 국민이 위협에 노출될 개연성을 차단하기 위해 추방을 결정했다"며 "합동정보조사에서 귀순 관련 진술과 행동의 일관성이 없다는 점에서 귀순의사 진정성을 불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해군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동해 NLL을 넘는 북한 어선을 추적한 끝에 선박과 2명의 선원을 나포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정보조사를 바탕으로 선원 2명은 동료를 살해한 흉악범이며 귀순의사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해 7일 오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
통일부가 보고한 '사실관계 참고자료'에 따르면 추방된 선원들은 공범 1명과 함께 북한 자강도로 도주키로 모의했으나 공범의 체포를 목격하고 해상으로 도주하다 해군에 잡혔다.
통일부는 소수의 선원이 16명의 동료선원을 살해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는 "살해범들은 20대 초반의 다부진 체격의 보유자로 특수훈련을 받은 흔적은 없지만 1명은 평소 정권(正拳) 수련으로 신체 단련을 했고 다른 1명은 절도죄로 교양소 수감 전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살해된 선원들은 대부분 정식 선원이 아니라 '노력 동원'돼 선상경험이 없는 노동자들이었던 반면 공범 3인은 기관장·갑판장 등으로 선원생활 유경험자"라고 덧붙였다.
8일 오후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목선을 북측에 인계하기 위해 예인하고 있다.[사진=통일부] |
◆ "유사사례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법적·제도적 보완"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첩보, 진술 결과, 북한 반응을 모두 고려해 이들의 범죄 행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다. 북한도 앞서 체포된 공범자 1인의 진술에 의해 16명이 살해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통일부는 추정했다.
통일부는 '귀순 의사가 있는 탈북민을 강제로 추방한 것 아니냐'는 일각에서의 지적에는 "국내 입국·정착한 북한이탈주민과는 관련 없는 사안"이라며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의 입국·귀순 및 정착 과정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의혹으로 탈북민의 우려와 불안을 증폭시키는 일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고 사실에 근거한 올바른 방향으로 상황 관리 노력을 하겠다"며 북한이탈주민대책협의회 및 단체 설명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북한주민을 추방한 첫 사례로 관련 지침이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유사사례 발생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법적·제도적 보완을 추진하겠다"며 "흉악범죄의 기준, 귀순의사의 객관성 확보, 남북 간 형사사법공조, 관련 매뉴얼 등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선원 2명의 추방을 놓고 국가정보원과 이견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는 없었다"며 "첫 추방 사례라는 점에서 범인 인계 방식과 관련한 실무 차원의 세부 논의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통일부는 또 "송환기간은 북측 인원의 상태와 북측 호응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최근 5년간 통상 3일에서 5일 정도가 소요됐다"며 "이번 추방의 경우 2일 나포 이후 7일 추방까지 6일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