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매체를 비롯해 해외 미디어와 신문 지상에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가 '중국'일 것이다. 그만큼 중국과 관련된 사건과 이슈가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과의 무역전쟁, 범죄인인도조약으로 촉발된 홍콩의 민주화 운동 등 중국과 관련된 굵직한 뉴스가 거의 날마다 전해졌다. 2019년 중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중요 사건을 화보로 엮어 되짚어 본다.
1월
◆ 인류 최초 달 뒷면 착륙에 성공 '창어 4호'
1월 3일 창어 4호가 착륙 직후 지구로 보내온 달의 뒷면 사진 [캡처=중국국가항천국] |
1월 3일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가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했다. 2013년 창어 3호가 달의 앞면에 착륙한 지 약 6년 만에 이룬 쾌거다.
2018년 12월 8일 쓰촨(四川)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된 창어 4호는 한 달여의 비행 끝에 달 뒷면 남위 45.4도 동경 177.5도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창어 4호가 최초로 보내온 달의 뒷면 사진에 중국은 물론 전 세계가 환호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호외를 발행했고,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 또한 '인류 역사에 쾌거를 이뤘다'며 자찬했다.
착륙에 성공한 창어 4호는 무인 달 탐사차량(로버) '위투(玉兎) 2호'와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적외선 분광기, 레이더, 중성자탐지기를 탑재한 위투2호는 달 뒷면 곳곳을 돌아다니며 달 표면 토양의 성분 및 지층구조 분석을 진행했다.
창어 4호의 성공에 고무된 중국 당국은 2020년 창어 5호를 발사해 달 표면 샘플을 채취한 뒤 지구로 복귀시킬 계획이다.
2월
◆ 중국인의 문화 자신감 찾아준 '유랑지구·너자'
너자(왼쪽)와 유랑지구(오른쪽) 포스터. [사진=바이두] |
올해 중국 문화계의 최대 화두는 '국산 영화의 성장'이다. 중국이 제작한 다수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SF영화 유랑지구(流浪地球·The Wandering Earth)와 애니메이션 너자(哪吒·Ne Zha) 등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중국산 영화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왜 우리는 할리우드처럼, 한국처럼 영화와 드라마를 만들지 못하는가?"라는 자괴감에 빠졌던 중국 영화업계가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중국 관객들도 발전된 자국 영화 제작 수준에 환호하며 '국산 영화'에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2월 춘제(春節·음력 설)에 개봉한 유랑지구는 46억5000만 위안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호평을 얻어 와호장룡에 이어 미국인이 가장 많이 본 중국영화 2위에 기록됐다. 49억7000만 위안의 수입을 거둔 너자(7월 개봉)는 중국 시장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에 등극했다. 중국 시장에서 세운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의 최고 기록도 넘어섰다.
3월
◆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송환법'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모인 홍콩 시민들 [사진=셔터스톡] |
올해 3월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법안을 반대하기 위해서다.
시민단체가 중심이 된 '송환법 반대 시위'는 3월 말부터 매주 열렸다.
시위대는 홍콩 정부를 향해 송환법 폐지, 행정장관 직선, 경찰 진압에 대한 공정한 수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구금 중인 시위대의 석방 등 '5대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6월 7일 집회 측 추산 103만 명, 6월 13일 200만 명이 홍콩 시내를 가득 메우며 홍콩 정부가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결국 지난 9월 4일 캐리람 행정장관은 사전 녹화된 텔레비전 성명을 통해 '송환법 폐지'를 공식 선언했다. 이후 시위 규모가 축소되긴 했지만, 나머지 요구 관철을 촉구하는 시위가 계속됐다.
6월
◆ 시진핑 국가주석 방북
6월 20일~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캡처=중국 공산당 신문망]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0일부터 21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방문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 땅을 밟은 것은 14년 만이다. 시 주석은 2008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국가부주석 신분이었다. 북한은 최고의 예우로 시 주석 내외를 맞았다.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이해 성사된 시 주석의 방북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국제 관계 및 정세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8월
◆ 내수 촉진용 해법 '야간경제', 불야성 이룬 중국
상하이 예원 야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중국인[사진=중신사] |
중국 당국은 올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하강에 맞서 야간 경제활동으로 내수를 진작하는 방안을 내놨다. 특히 폭염이 덮친 지난여름 저녁 시간 동안 쇼핑, 여행, 문화 체험 등 각종 '밤 문화'를 즐기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야간경제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당국은 이런 추세를 감안해 '야간경제'를 중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야간경제는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는 올해 중국 야간소비 규모가 전년 대비 15.6% 증가한 26조4312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오는 2020년엔 야간경제 규모가 30조 위안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 정부는 '올빼미 쇼핑족'들을 끌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주말 및 공휴일 매장 영업시간 및 지하철 운행시간 연장을 허용하는 등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내놓은 것. 톈진(天津)시는 먹거리 및 볼거리가 풍성한 지역과 거리를 '야간경제 시범구역'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9월
◆ 베이징의 새 관문, 세계 최대 규모의 '다싱국제공항' 개항
지난 9월 25일 개항한 베이징 다싱국제공항 전경. [사진=베이징 로이터 뉴스핌] |
9월 25일 베이징 다싱(大興)국제공항이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베이징의 두 번째 국제공항으로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다.
건축면적 140만㎡의 세계 최대 규모 공항이다. 공항 건설에 투입된 자금은 4500억위안에 달한다. 스마트 공항으로 5G 등 최첨단 기술이 도입됐다. 안면인식 탑승, RFID 수하물 추적시스템, 셀프 체크인 등이 적용됐다. 규모는 엄청나지만 동선을 최소화한 설계로 탑승 시간을 대폭 줄였다. 여객 터미널 중앙에서 탑승구까지 이동 시간이 8분에 불과하다.
주황색 불가사리 모양의 다싱국제공항은 중국의 새로운 관문이자 베이징의 대표적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10월
◆ 아프리카돼지열병 후폭풍 지속, 물가상승률 3% 근접
지난해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1년째 중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사진=안후이 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가 올해까지 지속됐다. 수급불균형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다. 이로 인해 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0월 15일 국가통계국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0% 올랐다고 발표했다. 예상치(2.9%)와 전월(2.8%) 수치를 모두 소폭 웃돌았다. 3% 이내를 목표로 했던 당국의 물가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조업 등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데 서민들의 밥상 물가만 고공행진하면서 국민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돼지고기 수입량을 대폭 늘려 공급 확대에 나섰지만 가격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상무부는 2020년 하반기에 가서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공급 부족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 건국 70주년 맞은 중국, 사상 최대 규모 열병식 개최
이번 열병식서 처음으로 공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東風)-41 [사진= 베이징 로이터 뉴스핌] |
중국은 지난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치르며 주요 2개국(G2)으로 성장한 국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역대급 열병식' 행사 과정은 중국중앙(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올해 열병식에는 시진핑 주석을 포함해 중국 지도부 전원이 참석했으며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까지 참석해 시진핑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특히 외부에 공개된 적 없는 최신 무기들이 대거 등장하며 건국 70주년을 맞아 달라진 중국의 군사력과 과학기술력을 뽐냈다. 또 59개 제대의 병력 1만5000여 명에 군용기 160여 대, 군용장비 580대가 투입되는 등 규모 면에서도 '역대급' 행사로 치러졌다.
독자 개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41,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2, 신형 장거리 전략폭격기 훙(轟)-6N 등이 올해 열병식에서 처음 선보였다. 특히 둥펑-41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1만5000㎞로, 미국 본토 공격이 가능할 정도로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음속 첩보 드론 DR(無偵)-8 등을 공개하면서 일취월장한 국방기술력을 과시했다.
11월
◆ 중국 5세대 이동통신 시대 개막
차이나 모바일의 5G 요금제 안내판 [사진=중신사] |
11월 1일부터 5G 통신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5G 시대'가 개막됐다. 중국의 5G 통신 서비스는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공신부(工信部)는 지난 6월 이동통신사에 5G 통신 영업허가를 내주는 한편, 지역별 5G 통신망 구축에 속도를 내왔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中国信息通信研究院)에 따르면, 5G 상용화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20~2025년까지 총 10조6000억 위안(약 17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직접적으로 창출되는 5G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는 3조3000억 위안에 이르고, 신규 일자리도 300만 개가 생겨날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업체들도 상반기부터 잇달아 5G 모델을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 중국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중국 내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48만5000대로 집계됐다. 비보(VIVO)가 3분기 시장 선두(54%)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은 29%의 점유율로 화웨이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