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대통령 어머니, 강한옥 여사 별세…애끓는 '어머니 회상록'

기사입력 : 2019년10월29일 19:44

최종수정 : 2019년10월29일 22:29

이남에서 혈혈단신, 계란팔이·연탄배달과 가난
아들 호송차 뒤쫓은 어머니, 54년 만 가족상봉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가 29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문 대통령은 그동안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표현해 왔다.

피난민의 신분으로 모진 가난을 극복하며 보여준 '희생'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생전 강 여사에 대해 밝힌 '회상'(回想)을 정리해봤다.

지난 2017년 여름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방문한 강한옥(왼쪽) 여사의 손을 잡고 청와대 내부를 걷고 있는 모습. 한편 해당 사진은 주영훈 청와대 경호처장이 2017년 10월 4일 추석을 맞아 페이스북에 추석 인사 글을 올리며 첨부한 내용 중 일부다.[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이남에서 혈혈단신…계란팔이·연탄배달과 가난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에는 어머니가 자주 등장한다. 강 여사는 한국전쟁 중인 1950년 12월 함경남도 흥남에서 경남 거제도로 피난했다.

다만 강 여사는 집안사람들과 함께 내려오지 못했다. 문 대통령의 외가는 성천강 바로 옆에 있었는데 미군이 흥남으로 들어오는 '군자교' 다리를 막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어머니는 이남에서 혈혈단신이었다"며 "(어머니는) '파난살이가 너무 힘들고 고달파서 도망가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세상천지에 기댈 데가 없어서 도망가지 못했다'라고 농담처럼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강 여사는 '제2의 터전'인 거제에서 계란 팔이와 시장 좌판에서 구호물자 옷가지 판매, 동네 구멍가게 운영, 연탄배달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강 여사가 기댄 곳은 종교였다. 천주교 신자로서 영도에 있는 신선성당을 다녔다.

문 대통령은 "신앙심이 깊은 데다 워낙 오래 다녔기 때문에 사목회 여성부회장을 하기도 했고, 성당의 신용협동조합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들 보려 호송차 뒤쫓은 어머니

강 여사는 유신정권 시절 문 대통령이 겪은 '고초'에 대한 회고 과정에서도 등장한다.

지난 1975년 문 대통령은 경희대학교 총학생회 총무부장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반(反)유신정권 운동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 과정에서 가족의 면회는 이뤄지지 않았다. 강 여사는 '아들이 검찰로 호송된다'는 말을 듣고 일찍부터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강 여사는 호송차량에 탑승하기 전 아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어머니는 100원짜리 동전만한 구멍이 숭숭 뚫린 호송차에서라도 아들을 보려했다"며 "어머니는 차가 출발하는 순간 차 뒤를 따라 달려오며 팔을 휘저으며 '재인아 재인아' 불렀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그것도 모른 채 올라타느라 어머니와 눈도 맞추지 못했다"며 "마치 영화 장면 같은 그 순간이 지금까지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혼자서 어머니를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회차 상봉행사 사진으로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54년 만에 北에 있는 가족과 만난 어머니

강 여사는 지난 2004년 7월 제1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 북한의 여동생을 만났다. 6남매의 장녀였던 강 여사가 마지막 남은 혈육인 막내 여동생을 만난 것이다.

강 여사는 노태우 정부 때부터 이산가족 상봉행사 신청을 했다. 하지만 번번이 무산됐고, 2004년 상봉행사는 북측의 여동생이 한 신청이 뽑혀 54년 만의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어머니가) 상봉가족으로 선정된 것은 내가 청와대를 떠나 있을 때였는데, 행사는 시민사회수석이 된 후 열렸다"며 "금강산으로 어머니를 모시고 가 이모를 만나는 기쁨을 누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달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마 평생 어머니께 제일 효도했던 것이 이때(이산가족)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게 아닌가 싶다"며 "처음에 이모님이 오시는데 정작 우리 어머님은 금방 알아보지 못했지만 저는 척 보고 알았다. 우리 어머니의 그 연세 때 그 모습과 똑같았다"고 말했다.

 

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