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부진·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도 악재
4분기에 대해선 "실적 가시성 높아" 긍정 평가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가 하반기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장 3분기 이익 규모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4분기 주가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 증권사(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메리츠종금증권·키움증권) 6곳의 3분기 예상 순이익은 6400억원 수준이다. 8300억원을 상회한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20%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이익 규모가 줄어든 데는 일평균 거래대금 급감와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 및 발행 감소 등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및 신용공여잔고 둔화가 지속됐다"며 "ELS 조기 상환 및 발행물량이 전분기 대비 20~30% 가량 줄어든 것도 이익 감소에 또 다른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지수 부진과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도 악재로 작용했다. 상반기 2250선까지 상승했던 코스피는 미중 무역분쟁 재부각, 일본과의 통상 갈등,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부정적 이슈가 겹치며 1900선이 무너지는 등 부침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채권금리 변동폭이 높아지며 트레이딩 관련 운용자산이익이 줄어들기도 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부진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우려로 투자심리가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았다"며 "여기에 대외적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및 트럼프 탄핵 관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코프지 대비 증권업지수의 하락도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6월25일 장중 2018.48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터치했던 증권업종 지수는 8월6일 1626.31까지 추락하며 한 달 여만에 20% 가까이 급락했다. 지수 부진과 함께 상반기 최고 실적을 거둔 데 따른 기저효과까지 반영돼 연초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업체별로는 국내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2분기 21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미래에셋대우는 3분기 1300억원대에 그쳐 이익 규모가 4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전분기 미래에셋생명 염가매수 차익에 따른 기저효과와 주식 및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로 트레이딩 손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기업금융 및 해외 법인의 안정적인 손익 성장 기조는 긍정"이라고 평가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기대치를 다소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금리 변동에 대한 적극적인 트레이딩에도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고, 삼성증권은 부동산 관련 딜(Dea) 감소에 따른 IB 및 기타수수료 수익 감소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금융지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됐다. 업계 공통요인에 따라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지만 ELS 조기상환 호조, 카카오뱅크 증권 계좌 프로모션에 따른 약정점유율 상승으로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반기 대비 이익 기대치가 크게 낮아졌음에도 전문가들은 증권업종의 하반기 전망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대내외 불확실성 감소로 10월 이후 투자심리가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견조한 IB 실적을 바탕으로 양호한 4분기 실적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우 부진했던 영업환경을 감안할 때 3분기 실적은 충분히 선방했다고 판단된다"며 "증권업종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정태준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증권업의 이익 증가는 주로 이자손익 성장에 기인하는데, 자본 누적에 따른 이자부자산 증가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 가능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4분기 실적 가시성이 높은 증권업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2020년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투자매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간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였다"며 "하지만 올해는 하반기 들어 경기 여건이 비우호적으로 바뀌었고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대형사의 보수적인 투자가 예상되므로 2020년 순이익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