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스타톡] '레베카' 카이 "10년간 속지 않은 절 칭찬해주고 싶어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배우 카이가 오는 24일 정규 2집 앨범 발매와 함께 콘서트로 팬들과 만난다. 지난 여름 '엑스칼리버'와 '벤허'에 이어 기대작 '레베카' 출연도 앞둔 그는 올해를 '카이의 해'로 만들 기세다.

최근 뮤지컬 '벤허'를 마치고 앨범과 콘서트 준비에 한창인 카이를 만났다. 이번에 열리는 '카이의 클래식 콘서트'는 정규 2집 '카이 인 코리아(KAI IN KOREA)' 발매와 더불어 열린다. 한국관광공사 홍보대사로 2년째 활동해온 그와 팬들에게는 더 뜻깊은 콘서트가 될 전망이다.

"이번 공연은 매우 중요한데 또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노래하는 사람이 그냥 매일 하는 걸 할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그래도 많은 스태프들과 보이지 않는 인력들이 함께 움직이는 하나의 작품이라 저한테만은 아주 중요한 일이에요. 지난 2014년 '카이 인 이태리'라는 타이틀로 정규 앨범을 냈어요. 지금은 한국관광공사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데 아시아 지역에 나가서 공연을 하다보니 K팝 위주로 한류 공연이 편중돼있다는 걸 느꼈죠. 갈 때마다 '어떤 노랠 해야하지?' 고민도 됐고요. 그런 걸 담아 만든 앨범이 '카이 인 코리아'예요. 연초부터 준비했고, 10월엔 콘서트가 예정됐는데 시기를 잘 맞춰 동시에 하게 됐죠."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뮤지컬 배우 카이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머셋펠리스 레지던트 라운지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14 dlsgur9757@newspim.com

일본과 중국, 범아시아 국가들을 다수 방문하며 카이는 최근 높아진 한국 뮤지컬의 위상을 느꼈다. 그가 직접 참여했던 한국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 '엑스칼리버' 등은 이미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게 그의 솔직한 생각이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 가서도 이런 규모, 완성도를 지닌 작품을 보기 힘든 게 사실이에요.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고도 생각돼요. 물론 현실적인 제약은 분명히 있죠. 티켓값이 비싸고 공연장에 직접 찾아와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아직 대중적인 예술 영역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그래도 한국의 문화적 수준이 많이 올라왔고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고 생각해요. 1990년대에만 해도 우리 영화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는 경지에 이를 거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겠죠. 뮤지컬의 미래도 평탄하지는 않지만 곧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것이고 이미 그런 수준에 이르렀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박사과정까지 마친 카이는 팝페라 가수로 데뷔해 2011년부터 꾸준히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했다. '삼총사' '잭더리퍼' '몬테크리스토' '엑스칼리버'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 대작을 무수히 거쳐온 그는 올 연말, 드디어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뮤지컬 '레베카'의 막심 드윈터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일단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명배우들이 모두 포진해 누구도 실력으로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거예요. 막심 드윈터 역으로는 저와 신성록 배우가 새로 합류하고 알리 씨가 댄버스를 연기하죠. '배우가 바뀌면서 이렇게까지 뮤지컬에 큰 변화가 생기는구나' 느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각 캐스트가 서너명 이상인 만큼 관객 입장에서는 페어를 조합해 보시는 재미도 있겠죠. 저같은 경우 상대방의 흐름과 에너지를 굉장히 타는 편인데, 연기 패턴이나 해석이 달라져서 아주 즐겁게 다양한 배우들과 작품을 같이 할 수 있으리라 기대돼요."

'레베카'는 유난히 한국 관객이 사랑하는 뮤지컬이다. 벌써 오연째 찾아오는 이 작품만의 매력을 카이는 '스토리가 주는 완성도'라고 꼽았다. 그의 말처럼, '레베카'에는 처음 보는 관객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뮤지컬 장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반전이 숨어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뮤지컬 배우 카이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머셋펠리스 레지던트 라운지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14 dlsgur9757@newspim.com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역대급 반전이 나오긴 하지만, 사람 시선이라는 게 흐름을 따라가고 예측 가능하게 마련이잖아요. 완전히 뜬금없는 결말이 아닌 이상, 얼마나 예측 가능한 가운데 신선함을 주느냐가 재미의 관건이에요. 원작을 모르고 스토리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면서 봤던 기억이 나요. 뮤지컬은 음악과 가삿말이 있기 때문에 다른 장르보다 더 예측 가능한 편이라고 생각하는데도 센스있는 전개, 르베이 작곡가의 음악적 반전이 유기적으로 엮여있죠. 스토리가 주는 완성도가 대단해요. 이미 보셨던 분들에겐 새로운 캐스트가 만들어나가는 신선한 전개과 반전이 또 다른 매력이지 않을까요."

류정한, 민영기, 엄기준 등 이미 수많은 선배들이 거쳐간 막심 드윈터 역은 '레베카'에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워낙 흥행한 작품이기에 뉴캐스트 카이에게 쏠리는 기대도 적지 않다. 그는 "계속해서 디테일을 더해가는 것보다 덜어내고 비워내는 작업이 더 힘들다"고 연기에 있어 본인의 지론을 얘기했다. 쿤체-르베이 콤비와 이미 여러 차례 작품을 해왔기에 조금 더 쉽게 갈 수 있는 지점도 분명히 있었다.

"연기하면서 계속해서 디테일과 이야기를 더해가는 것보다 더 어렵고 힘든 작업이 덜어내고 비워내는 게 아닌가 해요. 가장 중요한 건 대본과 음악에 충실해서 기초를 탄탄히 세우는 거라고 봐요. 쿤체-르베이 콤비와는 경험으로 뒷받침되는 것들이 있을 거예요. 마치 뷔페에서 김밥을 더 이상 안먹는 것처럼요. 여러 번 그분들과 해오면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와 목적성을 빠른 시일 내에 좀 더 정확하게 선택할 능력이 좀 생겼죠. 아무래도 더 탄탄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건, 저도 뮤지컬 팬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의 뮤지컬을 즐겁게 보는 방법은 마음을 열고 오시라는 거예요.(웃음) 매의 눈으로 보는 것도 재미일 수는 있지만, 그 순간 극이 논리가 돼 버려요. '지난번에 다른 배우는 이렇게 했는데 쟨 틀렸네'보다는 '이런 색깔이 있구나. 다르게 하네?' 식의 즐거움을 맛보는 시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10년 가까이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카이는 스스로 점차 단단해진 과정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성악을 전공하고 팝페라 가수로 시작해, 뮤지컬로 오는 과정에서 숱하게 흔들리기도 했다는 그는 "이제는 자존감이 단단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젠가 자의적 타의적으로 다른 사람의 시선과 의견을 너무 신경 쓰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팝페라를 먼저 하신 임태경 선배가 있었지만 그때는 확실한 주자가 많이 없던 때였고 성악을 전공한 뮤지컬 배우도 류정한, 김소현 선배가 대표적이었지만 많지 않았죠. 예전엔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려했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지 음악적 자존감이 조금 낮았던 게 사실이에요. 이젠 자신감이나 경험치와 별개로 제 자존감이 단단해진 것 같아요. 좀 부족할 수 있겠지만 노력해야지, 중요한 건 나만의 것이 아닌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해보자. 어떤 계기가 있었다기보다 그런 자존감이 형성되면서 다른 캐스트들과 비교하려는 생각이나 누구보다 잘하겠다는 생각을 안하게 됐어요."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뮤지컬 배우 카이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머셋펠리스 레지던트 라운지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10.14 dlsgur9757@newspim.com

'레베카'를 비롯해 카이가 거쳐온 작품 대부분은 대형 뮤지컬 제작사 EMK 뮤지컬 컴퍼니의 작품이다. 현재 카이의 소속사는 EMK엔터테인먼트. 아무래도 자사 작품은 조금 더 쉽게 기회를 얻지 않을까 하는 시선도 있다. 카이는 "저희 대표님을 그렇게 쉽게 보시면 안된다"고 웃었다.

"말씀드렸다시피 뮤지컬은 상업예술이고 모든 결정은 티켓을 파는 자의 몫이에요. 저희는 제안을 받는 입장이죠. 그럼에도 늘 저희 대표님을 높이 평가하고 존경하는 이유는 전문 뮤지컬배우들에게 계속해서 자리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죠. 상업적인 부분과 예술적인 부분을 둘다 놓지 않고 가려는 노력을 계속 해오셨어요. 제가 제안을 받기 쉬웠다고 생각하실 수 있고 아주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어요.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지만요.(웃음) 첫 EMK 작품인 '마리 앙투아네트' 오디션 볼 때 페르젠처럼 제복을 입고 갔어요. 로버트 요한슨 연출가는 그걸 흐뭇하게 보고 캐스팅해주셨죠. 이후에 '팬텀'을 할 때도 오디션을 봤고, 조금씩 기회가 찾아왔죠. 오랜 시간 끝에 오디션을 보지 않는 배우의 자리에 왔지만, 이 작품이 당연히 온 게 아니라고 여기는 게 늘 스스로의 오디션이 아닐까 해요."

인터뷰 막바지, 카이는 스스로를 약간은 고지식하고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타입이라고 인정했다. 2017년 '벤허' 초연 때 그렇게 깡마른 노예의 몸을 유지하면서 느낀 점도, 얻은 것도 있었지만 다행히 지금은 조금 자유로워졌다고.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그는 '예술은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는 말에 속지 않은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얘기했다.

"스스로를 칭찬할 만한 선택이 뭐였냐 누군가 물었죠. 전 그 말에 속지 않았던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요. 그게 무슨 말인지는 알아요. 하지만 좋은 결과는 열심히 한 자들만이 받는 옵션 같은 거죠. 더 나이가 들어 후배들에게 한 마디를 해준다면 역시 절대 속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속지 않았기 때문에 꿋꿋이 열심히 했고 그런 시간이 있어서 지금의 제가 있죠. 기적같이 감사한 일이죠.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모든 게 뜻대로 됐어요. 이게 10년간의 결산이라고 생각돼요. 누군가는 카이와 정기열이 같을 필요는 없다고 하시지만, 그말은 목사나 스님이 절간에서와 세상의 행실이 달라도 상관없다는 말처럼 느껴져요. 책임감과 의무감을 떠나서 영적인 영역이 필요한 것이 예술가의 삶이 아닌가 해요.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매력적인 부분은 또 그런 대로 일관적인 사람으로 10년, 20년 더 잘 살아보고 싶어요."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사진
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