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소비지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8월 개인소비지출이 한 달 전보다 0.1% 증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 0.3%를 밑돌았으며 지난 7월 증가율 0.5%에서도 크게 낮아졌다.
지난 7월 소비지출 증가율은 당초 0.6%에서 0.5%로 하향 조정됐다. 오락용품 및 자동차 지출이 식음료와 숙박에 대한 지출 감소분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됐다.
MUFG의 크리스 루프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에 "8월 소비지출은 무역전쟁의 확대와 시장 변동성으로 둔화했으며 우기를 맞아 소비자들은 쇼핑몰과 상점 이용을 늘리기보다 저축을 늘렸다"고 전했다.
물가 오름세에는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 보합을 기록했다. 식품 가격이 석 달 연속 감소하고 에너지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이 0.2% 하락한 영향이다. 지난 7 PCE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1% 상승했다. 지난 7월에는 0.2%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1.8% 상승, 전월 1.7% 보다 소폭 높아졌다. 근원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주시하는 물가 지표로 연준의 목표치는 2%다.
15개월에 걸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기업투자 및 제조업 둔화를 심화시킨 상황에서 관세가 소비재까지 확대되자 소비 지출도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주 미중 무역전쟁과 세계 성장률 둔화를 근거로 올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지난 7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내린 뒤 두번째 조치다.
한편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별도의 보고서에서는 8월 핵심 자본재 주문이 한달 전보다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전월 보합을 예상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1.1% 증가했다.
핵심 자본재는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내구재로 기업투자 지출을 가늠하는 데 활용되는 지표다.
핵심 자본재 출하도 8월 중 0.4% 늘었다. 7월 핵심 자본재 주문은 0.2% 증가에서 전월 보합으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 개인 소비지출 추이 [차트=미 상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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