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업권 인력 유출 심각"…별도 직급·인센티브 제도 등 활용도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저축은행들이 기업금융에 주력하면서 외부 인재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다만 저축은행들이 인센티브 강화 등을 통해서라도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 신탁사 신규 진입에 따른 인력 유출이 더해지며 인력난은 지속되는 상황이다.
2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기업금융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영업실적과 관련한 별도의 성과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업계 상위권 보상 수준을 목표로 매년 평가에 의한 연봉책정 외에 동기부여를 위한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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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업금융 관련 직무의 전문성을 보장해주기 위해 RM(Relations Manager) 직급을 운영중이다. 이 직급은 기업금융에만 한정된 전문직급으로, 다른 부서의 관리자급 수준의 처우를 보장한다.
최근 한국투자·페퍼저축은행은 기존에는 사실상 거의 채용하지 않았던 기업금융 관련 신입과 주니어급 직원 채용을 시작했다.
기업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출채권 담보대출, 부동산담보대출 등을 제공하는 기업금융은 사실상 인적 네트워크 싸움이다. 고객이 찾아오는 개인대출과는 달리 찾아가는 영업이기 때문에 '찾아갈 만한 곳의 네트워크'가 사실상 가장 중요하다. 일종의 보험영업과도 닮았다.
또 저축은행들은 동일인 여신한도 규제를 받기 때문에 한 저축은행이 동일 기업에 100억원 이상 대출이 불가능하다. 이에 유사한 대출 포트폴리오를 가진 저축은행들이 '대주단(컨소시엄)'을 구성한 후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규모가 큰 대출사업에 참여한다. 이 과정에서 포트폴리오가 유사한 저축은행과의 관계 및 고객사가 될 수 있는 건설사·금융사와의 인적 네트워크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인재 양성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저축은행들은 그동안 경력 채용을 선호해왔다. "신입 직원을 채용해 실제 대출이 발생하기까지 최소 3년여 시간이 걸린다"는 게 저축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저축은행들의 기업금융 인력난은 가계대출 총량규제,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가계대출과 관련한 여건이 악화하면서 더욱 극심해졌다. 규제를 피해 대다수의 저축은행이 기업금융 확대에 주력하면서다.
최근 저축은행들의 기업금융과 유사한 업무를 하는 부동산 신탁사 신규 인가가 잇따르면서 인재난은 한층 심화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최대 100억원까지 기업 대출이 가능하다보니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계약 마무리 단계에서 증권사나 캐피탈사 등 다른 회사가 더 높은 연봉을 불러 불발된 경우도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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