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하루하루를 버티고 사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넬 감성 무비가 올가을 관객들을 찾는다.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버티고’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전계수 감독을 비롯해 배우 천우희, 유태오, 정재광이 자리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버티고’는 고층 사무실 안에서 추락의 공포를 느끼는 여자와 외줄에 의지한 채 도시의 빌딩 숲을 유영하는 로프공의 이야기. 건물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던 두 사람이 마침내 마천루 꼭대기에서 마주하게 되는 멜로물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배우 천우희(왼쪽)와 유태오가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버티고' 제작발표회에서 질의응답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2019.09.18 dlsgur9757@newspim.com |
전 감독은 “서영 나이에 제가 쓴, 18년 된 시나리오”라며 “현기증과 이명을 앓는, 20대를 지나 30대에 접어든 여자가 나온다. 그가 맺고 있는 사회적, 애정, 가족 관계가 차례로 붕괴되면서 마음속에 일어나는 파국을 조용히 지켜본다. 그 여자가 아름답게 추락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을 기울인 건 미장센이다. 전 감독은 “우리 영화가 대사가 많지 않다. 또 서영의 마음, 위치가 존재론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그림에 신경을 많이 썼다. 서영의 마음의 풍경을 화면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롤 서영은 천우희가 연기했다. 일과 사랑, 현실이 위태로운 계약직 디자이너다. 천우희는 “이번에도 30대 현실 여성을 그린다. 하지만 드라마(멜로가 체질)와 달리 어떤 걸 극복하는 과정, 표현 방식이 다르다. 삶을 대하는 자세부터 다르다”며 “지금을 사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다. 저 역시 비슷한 또래라 공감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공감한 부분을 어떻게 연기로 잘 녹여낼 수 있을까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다. 또 최대한 현실적으로, 진심으로 연기하려고 했다. 그래서 상황에 놓여있으려고 했다. 뭘 계획하기보다 그곳에 놓여있으면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오지 않을까 했다”고 떠올렸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배우 천우희가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버티고' 제작발표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19.09.18 dlsgur9757@newspim.com |
완벽한 외모와 능력으로 여사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IT회사 개발팀 차장 이진수 역은 유태오가 맡았다. 서영과 사내에서 비밀연애를 하는 인물이다. 전 감독과는 ‘러브픽션’(2012) 이후 두 번째 작업이다. 유태오는 “7년 만에 감독님과 만나게 됐다. 사실 그때는 거의 엑스트라였다. 나름대로 (저에게) 발전이 있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서영의 회사 고층 외벽을 청소하는 로프공 관우의 옷은 신예 정재광이 입었다.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다. 정재광은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들 너무 편하게 해줬다.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재밌게 촬영했다”며 “역할이 로프공이라 소방대원이 고층 빌딩에서 인명구조할 때 하는 훈련에 참석해서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천우희는 “제가 이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영화를 촬영하면서 느꼈던 위로와 희망을 관객분들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버티고’는 내달 3일 개막하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 공식 초청작이다. 개봉은 오는 10월 1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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