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자들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일부 관세를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안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별도로 중국 측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과 직접적인 무역 쟁점을 분리해 이른바 ‘투 트랙’ 담판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블룸버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연기에 이어 양국이 날카로운 신경전에서 한 발씩 후퇴, 무역 협상 진전을 이끌어내는 데 사활을 거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책자들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중 일부의 시행을 보류하거나 철회하는 방향으로 잠정 합의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이 지적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농산물 수입을 확대할 경우 관세 시행과 관련해 한 발 양보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이 같은 방안은 정책자들 사이에 논의되는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보도가 전해지자 백악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각 업계와 월가는 정책자들의 ‘미니 딜’ 여부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최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관세 보류를 전제로 중국 측이 미국 상품의 수입 확대 및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에 나설 뜻을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어 블룸버그의 이날 보도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별도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측은 국가 안보와 관련한 사안과 직접적인 무역 쟁점을 분리해 협상을 두 개 팀으로 추진하자는 제안을 냈다.
이를 통해 교착 국면에 빠진 협상의 진전을 시도한다는 복안이다. 지난 5월10일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협상이 좌초 위기를 맞은 것은 결국 무역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은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이 깔린 결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 6월 이후 지속되는 홍콩의 이른바 송환법 반대 시위까지 무역 협상과 함께 거론되자 중국 측이 선을 긋고 나섰다는 진단이다.
내달 워싱턴에서 예정된 무역 협상의 중국 측 대표로 나서는 류허 국무원 경제 담당 부총리는 회동에 앞서 투 트랙 담판에 대한 미국 측 동의를 받아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차관급 무역 정책자들이 다음주 워싱턴에서 만나 10월 협상을 위한 밑그림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무역과 안보를 분리하는 협상에 양측의 합의가 이뤄질 것인지 여부에 따라 10월 협상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국의 최종 협상 타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한 IT 기술 강제 이전과 보조금 제도 등 중국 통상 시스템을 둘러싼 신경전이 진화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5월 이후 이어진 난타전과 비교할 때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250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내달 15일로 연기하기로 했고, 이에 앞서 중국은 16개 품목의 미국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날 로이터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대규모로 구매, 담판을 앞두고 매끄러운 협상을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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