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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인가 회화인가…독일 대표 추상작가 이미 크뇌벨, 세 번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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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갤러리 서울서 10월 31일까지 개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리안갤러리 서울은 독일 대표 추상작가 이미 크뇌벨(79)의 세 번째 개인전 ‘빅 걸 앤드 프렌즈(Big Girl and Friends)’를 4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생명력과 생동감이 있는 인물을 암시하는 유기적 형태의 ‘Big Girl’과 ‘Figura’ 연작을 포함해 여러 가지 이질적 형태가 어우러진 구성적 회화까지 2012~2019년 제작된 최근작을 선별해 선보이는 자리다.

Imi Knoebel, Nach-Leucht-Farbe-Grun, 2012, Acrylic, aluminum, color after illumination, tank plate, wood, 197 x 395.6 x 8cm [사진=리안갤러리]

이미 크뇌벨의 작품은 회화지만 조각의 성격도 띠고 있다. 캔버스가 아닌 알루미늄을 ‘종이 자르기’와 같은 방식으로 형태를 만들고 알루미늄 위에 색을 여러번 덧칠하기 때문이다. 물감을 흡수하는 종이와 다르게 알루미늄 위에 덧칠한 색은 알루미늄의 물성을 돋보이게 한다.

작가는 알루미늄을 건축적 구조물을 만드는 방식으로 조각하기도 한다. 기하학적 직사각형이나 비정형 유기형태의 면을 겹치고 쌓아올린 것처럼 보이게도 한다. 퍼즐 조각처럼 맞물린 형태에 색채를 올려 조화와 이질성의 공존성도 보여준다.

이미 크뇌벨의 개념 미술은 그의 스승과 추상 작가들의 영향을 받았다. 그의 작업 세계에 영감을 준 인물은 19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20세기 초반 러시아의 구축주의와 추상화 탄생 및 이론 정립에 기여한 카지미르 말레비치, 그리고 피트 몬드리안과 그의 스승이자 작가 요셉 보이스 등이다.

Imi Knoebel, Big Girl G.1, 2018, Acrylic, aluminum, 44.5x32.8x3cm [사진=리안갤러리]

크뇌벨은 1965년 요셉 보이스의 수업에서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이론에 크게 심취했다. 말레비치는 ‘Black Square’를 발표하며 검정 사각형은 비대상적 감수성의 표현에 대한 최상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흰 바탕은 무의 세계이며 검정 사각형은 실제의 대상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감각, 감수성과 같은 정신적 영역에서 생동하고 역동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요소로서의 기능한다고 주장했다.

회화는 현실과 단절된 세계라고 정리한 말레비치와 달리 크뇌벨은 회화를 감상자의 감수성에 대한 표상으로 주목했다. 회화는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와 다르지 않으며 회화 자체의 순수함과 보는 이의 감수성까지 포함한다는 거다. 그는 보는 이들의 감수성을 통해 회화가 역동적이며 생명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Imi Knoebel, Element M.1, 2017, Acrylic, aluminum, 35x155x1cm [사진=리안갤러리]

그의 작품이 조각인지, 회화인지 경계는 애매하다. 크뇌벨은 자신의 창작과 재료의 사용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그는 “모든 것이 나에겐 회화다. 당신이 잠재적인 모든 장소에서 마주하게 되는 존재들이다. 모든 상황에서 회화를 끄집어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리안 갤러리 안혜령 대표는 “미국에 엘스워스 켈리가 있다면 독일에는 이미 크뇌벨이 있다”며  “크뇌벨은 독일을 대표하는 추상작가다. 작가들의 작가로 생각하면 된다”고 소개했다.

엘리스켈리의 작품을 좋아했던 안 대표는 이미 크뇌벨의 작품까지 눈여겨보게 됐다. 안 대표는 “크뇌벨의 작품은 좀 더 섬세하다. 곡면인 데다 커팅이 잦아 작업할 부분이 더 많다”면서 “최근에는 보다 다양한 색을 사용하고 회화적인 요소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개인전까지 크뇌벨의 작품을 완판한 안 대표는 이번 전시 후 크뇌벨의 작품을 담은 도록도 출판할 예정이다. 현재 도록에 담을 작품과 작가의 글을 준비 중이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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