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너 "17세 소녀였던 시절 22세 코글린에게 입맞춤 당해"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애슐리 와그너가 미성년자 시절 동료 선수인 존 코글린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애슐리 와그너(28)는 1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2008년 성추행을 당했다. 나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것이 정말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람들에게 이런 경험들을 더 많이 말할 필요가 있고, 이런 일은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너무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음 세대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다.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말했다.
미국 피켜스케이팅 선수 애슐리 와그너.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와그너는 2008년 6월 미국 피겨스케이팅 대표팀 훈련캠프 도중 캠프에 참가했다. 그는 "파티를 마치고 잠이 들었다. 내가 잠든 사이 코글린이 몰래 침실에 들어와 강제로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너무 무서워서 저항하지 못하고 잠이 든 척 가만히 있었다. 코글린은 22세의 청년이었고, 나는 17세 소녀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모든 일이 벌어진 시간은 단 5분이었다. 이 짧은 시간은 그날 이후 지금까지 나의 뇌를 잠식하고 있다. 미투 운동이 시작되면서 용기를 내 사실을 전한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17세였던 내게 피겨 사회는 그렇지 못했지만, 어린 선수들을 지켜주고 싶었다. 특히 스포츠계에서 미투 폭로를 하는 건 쉽지 않았다. 문제는 이런 일이 다른 여성들에게 여전히 일어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와그너는 미국의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2006년 트리글라브 트로피 주니어 여자 싱글 1위로 데뷔한 유망주다.
그는 피겨요정 김연아와 동시대에 활약하며 잘 알려졌으며, 지난 2014년과 2016년 한국에 방문해 김연아의 '올댓 스케이트' 아이스쇼에 함께 참가하기도 했다.
와그너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 2016년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코글린은 3명 이상의 다수 스케이팅 선수들에게 성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자격 정지를 받은 바 있으며, 지난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taehun02@newspim.com